☞ 石右의 시방
가을, 허물을 벗다 - 윤명상
石右 尹明相
2019. 9. 3. 13:47
가을, 허물을 벗다
/ 석우 윤명상
하늘이 높아지며
선선해지던 차에
세차게 가을비가 내린다.
허물을 벗을 때마다
몸집이 커지는 뱀처럼
가을도 커지려고
허물을 벗는가 보다.
비가 그치면
하늘은 더 높아지고
하늘색은 더 짙어지겠지.
그렇게 가을도
제 몸에 맞는 옷으로
갈아입으려
빗물에 허물을 벗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