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石右의 시방
비 내리는 밤거리에서 - 윤명상
石右 尹明相
2021. 10. 10. 21:43
비 내리는 밤거리에서
/ 석우 윤명상
갑자기 비가 내립니다.
예상 못 한 빗줄기에
나는 진격을 멈추고
길옆 가게 차양막 밑에서
바쁜 꼬리를 내렸습니다.
이 날씨에
무슨 비냐고 푸념을 하려다
빗물에 젖어가는 도로를 보면서
나는 그대를 생각했습니다.
내 가슴을 적셔놓은 그대를,
누군가의 그리움이
혹은 무엇인가의 그리움이
불투명했던 저 검은 도로를
불빛 머금은
낭만의 거리로 만들어 놓듯이
그대가 남겨놓은 그리움은
불투명했던 내 가슴을
환한 불빛으로 밝혀놓았기에
푸념은 이내 투명한 불빛 속으로
사라지고 말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