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훈. 신앙시

도시의 잡초가 사는 법 - 윤명상

石右 尹明相 2023. 5. 16. 08:53

 

 

도시의 잡초가 사는 법

          / 석우 윤명상

 

도시에서 잡초는

환영받지 못하는 노숙자다.

어쩌다 바람에 떠밀려온 대로변의

가로수 주변을 기웃대지만

언제 추방될지 모르는 신세.

 

간혹 사람 눈에 띄지 않는

콘크리트 외진 벽 틈 사이에 매달려

도시 생활을 영위해 보지만

다음 세대를 기약할 수 없는 막막함은

평생 품고 살아야 한다.

 

신선한 바람 대신 매연 속에서

언제 베이고 뽑힐지 모를 노숙자의 운명.

도시의 잡초는 그렇게

하루하루 하늘의 적선을 기다리며

오늘도 살며시 고개를 내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