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石右의 시방

빈 배 - 윤명상

石右 尹明相 2023. 12. 9. 13:37

 

 

빈 배

       / 석우 윤명상

 

호수 한쪽에

빈 배 하나

게으른 오후를 보내고 있다.

 

작은 물결이 와서

줄곧 건드려보지만

노를 저을 생각은 없어 보인다.

 

땅에 턱을 괸 빈 배에

햇볕이 앉아 쉬고

바람이 와서 머물다 갈 뿐.

 

오늘은 해전

마음을 비우고

늘어진 낮잠이나 자려나 보다.

 

 *동구문학 25호(2024)에 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