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와 건강
우리의 몸과 마음이 강한 스트레스 반응을 하고 있을 때,
효율적인 적응과 문제해결이 오히려 손상된다.
스트레스는 두 가지 측면에서 효율적 적응을 손상시킨다.
첫째로, 스트레스 정서는 집중력을 방해한다.
예로서 과거에 여러 번 시험에 실패했던 학생이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있다고 하자.
그는 책을 펴자마자 겁이 나고 초조해지기 시작하여 책을 읽고 또 읽어도
내용이 머릿속에 들어가지 않는다.
둘째로, 위협을 극복하려는 노력이 부적절해지거나 자포자기를 하기가 쉽다.
이러한 부적절한 노력 때문에, 본래의 문제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생기게 된다.
예를 들어,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건설적 행동을 취하기보다는
술과 약물 같은 수단에 의존하여 불편한 감정만 벗어나려고 한다면
적응이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효율적인 적응기능의 손상은 결국 질병을 야기할 수 있으며,
이처럼 정신적인 이유로 생기는 신체적 질병을
정신신체적 질병(psychosomatic disease)이라고 한다.
소화불량과 (위, 십이지장)궤양, 설사와 변비, 편두통, 긴장성 두통 등이 고전적인 예이며,
그밖에 고혈압과 천식, 수많은 피부병도 심리적 스트레스와 연관이 크다는 것이 입증되었다.
최근에는 정신신체적 질병이라는 용어가 확장되어 거의 모든 신체질환을 포함하게 되었다.
즉, 어느 병이든 심리적 원인에서 비롯되거나 악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동일한 사건을 경험하더라도 그것을 어떻게 평가, 해석하느냐에 따라
스트레스가 되기도 하고 전혀 스트레스가 되지 않기도 한다.
이러한 평가과정에, 그리고 대처에 영향을 미치는 한 가지 요인이 바로 성격이다.
(1) 성격과 질병
늘 시간에 쫓기고 '나 아니면 안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일이 잘못되면 화도 잘 내는 A형 성격의 사람은 심장병에 걸리기 쉬우며,
신경증적인 사람은 작은 일에도 긴장, 흥분하기 때문에 신경증(neurosis)과
정신신체적 질병에 걸리기 쉽다.
물론 성격이 병을 만들어 내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성격과 질병의 연관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 생리적 과잉반응: 같은 실패나 상실에 직면해도,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불안과 공포, 분노가 생기기도 하고 안생기기도 한다.
강한 감정상태에 처할 때, 몸은 자동적으로 '투쟁 또는 도피' 준비를 한다.
자신이나 타인의 실수나 실패에 분노와 적개심으로 또는 불안과 공포로 반응하면
심장혈관에 콜레스테롤 수준이 높아지고 위산이 분비되는 등
일련의 생리적 과정들이 전개되고 이것이 저항, 소진까지 갈 때
기관손상이 야기될 수 있다(심장병, 위궤양 등).
* 잘못된 습관: 많은 질병들은 건강치 못한 행동과 생활 습관들에서 비롯된다.
일반적으로 성격의 문제가 있는 사람들은 동시에 건강치 못한 습관들도 가지게 된다.
* 질병으로 인한 성격변화: 개인 성격의 어떤 측면은 질병과정의 결과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쾌활한 성격의 사람이 암 같은 심각한 병을 앓는 과정에서
공포에 차고 우울한 성격으로 바뀔 수 있다.
이런 부정적 변화 때문에 병이 더 악화되고 다시 그 때문에 성격이
더 폐쇄적으로 변하는 악순환에 빠지기 쉽다.
(2) 스트레스와 면역체계
심리적 스트레스가 직접 질병을 일으킨다기 보다는,
스트레스가 면역체계를 약화시키기 때문에 감염성 질병의 발생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여겨진다.
스트레스를 겪을 때 분비되는 부신 호르몬들은, 특히 스트레스가 오래 지속될 경우,
우리 몸에 세균의 침입을 막는 방어군을 약화시킨다.
(3) 감기의 중요성
감기는 흔히 '환절기의 불청객'이다.
환절기에 특히 감기에 잘 걸리는 이유는 기온변화에 몸이 잘 적응하지 못하기 때문이지만,
여행을 했다거나 힘든 일이 있어서 며칠 고생했을 때에도 감기에 걸린다.
감기 바이러스가 떠돈다고 누구나 감기에 걸리는 것이 아니다.
스트레스의 양, 감기의 발생률, 면역체계의 변화 사이에는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
건강한 사람들 중 지난 한 해 동안 부정적 생활 변화를 많이 겪은 사람들은
감기 바이러스에 노출될 때 쉽게 감염된다.
감기 발병은 새로운 환경에의 적응곤란 및 무기력의 감정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감기는 면역기능의 약화를 나타내주는 지표이므로,
약과 주사로 증상만 억제할 것이 아니라, 감기가 시작하려할 때 잠을 많이 자고
(잠은 면역기능을 회복시킨다) 쉬는 것이 진정한 치유를 가져온다.
감기를 통해 자신의 면역기능이 약화되어 있음을 알게 되면, 그것을 계기로
평소의 생활습관과 스트레스 대처방식들을 반성하고 고쳐 나가는 것이 현명하다.
환경이나 내면의 변화가 괴로운 스트레스가 되지 않으려면
이렇게 변화에 대한 몸과 마음의 적응노력을 억압하거나 무시해 버리기보다는
그것을 의식하고 도우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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