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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詩 같은 삶을 위하여

☞ 石右의 동시711

설 쇠러 가는 길(동시) - 윤명상 설 쇠러 가는 길         / 석우 윤명상 낼모레 설날에는아산 큰아버지 집에 모두 모여떡국을 먹고 세배하는 날. 하지만설 쇠러 오가는 사람들처럼눈보라와 한파도황사를 데리고 설 쇠러 온대요. 가뜩이나 밀리는 도로에한파와 눈보라가 끼어들면서여기저기 사고 소식이 들려와요. 게다가먼저 가겠다고 떼쓰는눈보라와 강풍 때문에비행기도 여객선도 멈췄데요. 2025. 1. 28.
설맞이 단장(동시) - 윤명상 설맞이 단장       / 석우 윤명상 내일은 설날,세상도설맞이 단장을 했어요. 온 세상이하얗게 변했거든요. 낙엽이 어지럽게 뒹굴며잡초로 어수선했던 나대지도하얀 풍경이 되었어요. 먼지로 얼룩졌던 승용차도하얀 변신을 했고요. 내가 걸어온 거리는하얀 발자국을 그렸어요. 2025. 1. 28.
설날(동시) - 윤명상 설날     / 석우 윤명상 설날은 약속의 날,각처에 흩어져 살던 친척과가족들이 한데 모이고요. 설날은 살림 푸는 날,누구도 주문하지 않지만먹고 남을 만큼 음식 준비하지요. 설날은 지갑이 열리는 날,세배를 하면 주머니가 열리고여기저기에서 용돈이 들어오지요. 평소에는 용돈에 인색하다가도설날이 되면마음이 태평양처럼 넓어집니다. 2025. 1. 25.
봄기운(동시) - 윤명상 봄기운     / 석우 윤명상 고삐 풀려 뛰놀던추위가 얌전해지고뜰에는 봄기운이 놀러 왔어요. 얼었던 냇가에도봄기운이 찾아와얼음을 녹이며버드나무에 꽃망울을 달지요. 아직 겨울이지만봄기운이 머무는 곳에는파릇한 생명이 돋아나손님 맞을 준비를 합니다. 2025. 1. 21.
홀씨의 여행(동시) - 윤명상 홀씨의 여행       / 석우 윤명상 바람 불던 추운 날박주가리 홀씨 하나가기웃기웃 봄을 찾아다닙니다. 매서운 바람 아저씨 손을 잡고골목골목기웃대며 봄을 찾습니다. 아직 한겨울인데좋은 장소에서 봄을 만나라고나는 기도하며 응원합니다. 2025. 1. 16.
겨울의 햇살(동시) - 윤명상 겨울의 햇살      / 석우 윤명상겨울이 한창 무섭던 날,햇볕도 덩달아 무서웠어요. 밝고 환한 미소를 보고 나갔지만다가온 햇살은 매서웠지요. 부드러운 손길은 온데간데없고바람처럼 싸늘하게 다가왔어요. 옷깃을 여며보았지만차가운 햇살을 막지는 못했지요. 겨울 햇살은따뜻한 듯 차가운 유혹이었어요. 2025. 1. 9.
해가 지면(동시) - 윤명상 해가 지면       / 석우 윤명상 한낮을 비추던 해님이집에 가고 나면큰길과 골목길로뛰쳐나오는 가로등 해님 떠난 하늘에는소곤소곤 이야기꽃을 피우며반짝반짝엄마 아빠 아기별. 해님 곤잠 자라며땅에서하늘에서자장가를 불러줍니다. 2025. 1. 3.
함박눈(동시) - 윤명상 함박눈 설핏 커튼을 젖혔다가가로등 불빛에 주렁주렁 열리는함박눈을 보았어요. 창문을 살짝 열었더니몇몇 동작 빠른 친구는잽싸게 방으로 들어왔지요. 여기는 안 돼,너 있을 곳은 바깥이야.나는 창문을 닫으며 말했어요. 2024. 12. 28.
고목에 핀 꽃(동시) - 윤명상 고목에 핀 꽃        / 석우 윤명상 치아는 모두 빠지고잇몸만 남은 고목에오늘은 하얀 꽃이 피었습니다. 함박눈이살포시 내려앉아작은 솜사탕 꽃을 피웠거든요. 볼품없어 보였던늙은 나무는 오늘하얀 꽃단장 신사가 되었습니다. 2024. 12. 23.
겨울 햇살(동시) - 윤명상 겨울 햇살       / 석우 윤명상 포근하여만져보고 싶고끌어안고 싶은 햇살. 구름 속에 숨으면기웃기웃기다려지는 햇살. 햇살이 머무는양지를 향해내 몸이 반응하는 것은 추운 날일수록마음까지 따뜻하게데워주기 때문이지요. 2024. 12. 18.
빨개진 볼(동시) - 윤명상 빨개진 볼       / 석우 윤명상 가을에는나뭇잎이 빨개지더니겨울에는내 볼이 빨개졌어요. 빨개진 나뭇잎은사람들 보란 듯이바람에 춤을 추었는데 빨개진 내 볼은바람이 볼까 봐목도리로 얼른 감추지요. 2024. 12. 12.
바람 부는 날(동시) - 윤명상 바람 부는 날        / 석우 윤명상 오늘은구름도 바람도급한 일이 있는가 봐요. 나뭇가지와어깨를 부딪치면서까지급하게 서둘러요. 저만치 앞서가는구름을 따라가려는지바람은 헐떡거리며 달리고 나뭇잎은헐떡거리는 바람을 향해열심히 손을 흔들어줘요. 2024. 12. 7.
계절의 시계(동시) - 윤명상 계절의 시계        / 석우 윤명상 아침에 알람이 울리듯봄의 새싹은 떠오르는 태양을 보며기지개를 켜고요. 태양이 머리 위에 뜰 때는커다란 나뭇잎으로부채질하며 더위를 식히고요. 석양이 붉게 물들면나뭇잎도 알록달록 단풍이 들었다가하나둘 낙엽이 되지요. 캄캄한 밤이 되면종일 일하느라 피곤한 몸을 쉬듯계절도 쉬며 겨울잠을 잡니다. 2024. 12. 2.
첫눈의 약속(동시) -윤명상 첫눈의 약속        / 석우 윤명상 새벽에 첫눈이 온댔는데아침에 보니 흔적이 없어요. 겨울의 시작과 첫 만남,환영 인사를 하고 싶었는데너울너울 춤사위도 보고 싶었는데, 싸라기눈이 왔다는 소문도 있지만어디에도 흔적은 없거든요. 하늘을 보면준비는 끝난 모양인데이제나저제나 하늘을 보며 기다려요. 2024. 11. 27.
낙엽은 개구쟁이(동시) - 윤명상 낙엽은 개구쟁이       / 석우 윤명상 낙엽은개구쟁이인가 봐요. 내가 지나가면바스락바스락 엄살을 부리다가바람이 지나가면사스락사스락 아양을 떨거든요. 바람이 불면스카이다이빙을 한다며높은 나뭇가지에서 뛰어내리고, 바람이 좋다며바람만 따라가다골목길 구석에서 뒤엉키고 말아요. 연못에서는뱃놀이한다며 한꺼번에 몰렸다가오도 가도 못하는낙엽은 개구쟁이입니다. 2024. 11. 19.
가을 나팔꽃(동시) - 윤명상 가을 나팔꽃        / 석우 윤명상 단풍이 물드는 언덕에보랏빛 나팔꽃이단풍처럼 피었어요. 가을바람 따라단풍잎이 몸을 흔들면나팔꽃도 덩달아 흔들고 햇볕을 쬐려고단풍잎이 까치발을 하면나팔꽃도 고개를 길게 빼고해님을 바라봅니다. 2024. 11. 13.
푸른 단풍(동시) - 윤명상 푸른 단풍       / 석우 윤명상 여름에 밀리고 겨울에 쫓겨미처 단풍이 들지 못한학교 운동장 목백합 이파리는푸른 옷을 입고 단풍 흉내를 냅니다. 바람과 햇볕이 토닥여줘도작년 이맘때쯤에는단풍으로 물들었던 이파리는안절부절못합니다. 서리가 내려 낙엽이 되기 전푸른 옷을 벗고황금빛으로 갈아입기를구름도 지나가며 기도합니다. 2024. 11. 5.
꿀 잔치(동시) - 윤명상 꿀 잔치       / 석우 윤명상 숲길에 모여 사는꽃향유 가족들이마을 잔치를 벌였어요. 마을을 오가는나비와 꿀벌들,크고 작은 손님을 초대했지요. 꽃향유는 저마다꿀단지를 활짝 열어놓았고벌 나비는 꿀 잔치를 즐겨요. 꿀단지를 오가는꿀 잔치 손님들로외딴 숲길은 갑자기 분주해졌어요. 2024. 10. 31.
정원의 이발(동시) - 윤명상 정원의 이발        / 석우 윤명상 아파트 정원이추석 지나 처음으로깔끔하게 이발을 했어요. 군데군데 새치처럼튀어나온 머리털과무더기로 자란 머리카락을 깎고단정해졌지요. 가을 햇살은말끔해진 정원에 누워낮잠을 잡니다. 2024. 10. 26.
단풍 만들기(동시) - 윤명상 단풍 만들기        / 석우 윤명상 가을에 정들 틈도 없이첫눈이 왔다는 소식이설악산에서 들려요. 여름이 꼼지락거리다 늦게 떠나이제야 자리를 잡은 가을인데어떡하죠? 가을볕이 짧아단풍 만들기 급하다며나뭇잎들은 바람에 투정을 부리고, 바람이 데려온 가을비는나뭇잎을 물들이기 위해오늘도 주룩주룩 내려요. 2024. 10. 21.
토란 캐는 날(동시) - 윤명상 토란 캐는 날        / 석우 윤명상 토란밭 땅속은두더지의 지하철인가 봐요. 도란도란 토란 사이요리조리 터널이 이어졌어요. 토순이네 역을 지나고토돌이네 역을 지나고, 토란 마을 집들을 이어주며지하철이 지나가요. 토란이네 식구는 몇 명인지두더지는 모두 알 것 같아요. 2024. 10.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