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石右의 시방1593 설날 - 윤명상 설날 / 석우 윤명상 멀리 있던 고향이 가까워지고전화로 SNS로 만나던부모님과 가족이 그리워지는 날. 안 하던 효도,못하던 효도까지챙기면서 하게 되는 날. 자녀는 부모에게부모는 자식들에게 무엇이라도아낌없이 주고 싶은 날. 명절 한 번 쇠고 나면1년은 거뜬히 견딜 수 있고다녀온 그리움이 머무는 날. 2025. 1. 29. 사랑이 아름다운 이유 - 윤명상 사랑이 아름다운 이유 / 석우 윤명상 내가 우선일 때사랑은 속박이 되지만너를 우선으로 여길 때사랑은 꽃이 되고, 나를 위한 사랑은짐이 되지만너를 위한 사랑은삶의 날개가 된다. 소유하는 사랑은불행의 싹을 틔우지만나누며 베푸는 사랑은행복의 싹을 낸다. 2025. 1. 24. 커피에 취하듯 - 윤명상 커피에 취하듯 / 석우 윤명상 마주할 때풍기는 향기처럼 마시며느끼는 풍미처럼 마시고 난 뒤의개운함처럼 커피에 취하듯나는 너에게 취한다. 2025. 1. 20. 小寒과 大寒 사이 - 윤명상 小寒과 大寒 사이 / 석우 윤명상 소한이 지나며눈보라도제 집인 양 매섭다. 송곳을 들이대듯닿는 살갗이 따가워중무장한 전사들만 오간다. 그나저나 피할 곳 없이송곳에 사정없이 찔리는저 나무들은 어떡하나. 저러고도 봄이 되면멀쩡히 싹을 내니용하기만 하다. 2025. 1. 15. 허들 경기 - 윤명상 허들 경기 / 석우 윤명상 예순다섯 번째 허들을 넘었다.점점 좁아지는 허들과 허들 사이,방금의 기억조차 종종 넘지 못했다. 한걸음에 넘어야 하는 간격을이제는 몸이 기억하고 주춤대다얼떨결에 넘고 만다. 결승점이 가까워짐을 느끼면서허들에 걸려 넘어지지 않을까걱정이 앞서는 시점이다. 백 개의 허들을 넘는 시대,아직은 남은 허들이 많지만숫자는 굳이 내게 의미가 없다. 다만 지금까지 넘어온 허들이진짜인지 가짜인지나는 다만, 그것이 궁금할 뿐이다. 2025. 1. 11. 새해를 맞는 마음 - 윤명상 새해를 맞는 마음 / 석우 윤명상 새해를 맞으려고나무들은낡은 옷을 벗고 기다렸나 보다. 맨살 위에 몇 차례눈꽃 피우는 연습을 하며버틴 것도 같은 이유였겠지. 새해라는 이름에 들떠사람들은 말로 분주할 뿐마음은 비우지도 않았나 보다. 새해맞이 인사는세상에 넘쳐나는데마음은 낙엽처럼 짓밟힐 뿐이다. 새해가새해 되지 못한 아픔은쌓이는 동일한 시간일 뿐, 새해라는 말처럼진정한 새해가 되려면나무처럼 낡은 옷을 벗어야 했다. 2025. 1. 5. 새해의 의미 - 윤명상 새해의 의미 / 석우 윤명상 다시출발하라는 것이다. 생각과 방향을 고쳐잡고지나온 과정에서틀어진 관계를 다시 회복하기 위해새롭게 출발하라는 것이다. 패인 웅덩이를 메우고도드라진 곳은 깎아내고모서리는 부드럽게 갈아서다시 앞으로 나아가라는 것이다. 새로운 마음으로새로운 꿈을 꾸며새로운 세상을 향해새롭게 나아가라는 것이다. 2025. 1. 1. 그리움의 간격 - 윤명상 그리움의 간격 / 석우 윤명상 해가 바뀐다는 것은그리운 그대와한 발 더 멀어진다는 의미다. 지나온 세월만큼이나무거워지는 망각에 맞서붙들고 있는 그리운 이미지들. 어떤 이미지는팽팽하게 늘어난 고무줄처럼줄다리기를 하고 더러는 가물가물가슴 언저리를 지나블랙홀에 빠져들고 만다. 2024. 12. 25. 문풍지 - 윤명상 문풍지 / 석우 윤명상 문풍지의 칼바람이 그립다.단열이 잘된 아파트에서는밖에 나가지 않는 한추위를 느낄 수 없는 겨울이지만문풍지 소리를 들으며 자랐기에,나이 탓일까.나이를 먹어 갈수록다시 어린아이로 돌아간다 했으니.겨울밤, 문풍지는 자장가를 부르며시린 몸을 솜이불 속으로 밀어 넣었다.문풍지의 자장가에 익숙했던 시절,그 시절의 나이에 가까워질수록문풍지 없는 창문이지만내 마음의 미닫이문에서는요즘 들어 부쩍문풍지 소리가 요란하다. 2024. 12. 20. 겨울 햇살 - 윤명상 겨울 햇살 / 석우 윤명상 겨울 햇살이 찾아오는 날에는귀한 손님을 맞이하듯창문 커튼을 젖히고 마중합니다. 매일 찾아오는 이웃이지만그만큼 특별하고사랑스럽기 때문입니다. 가리고 피하던 때도 있었지만겨울 햇살만큼은침실과 거실까지 내어줍니다. 거실에 앉아 쉬다가침실에서 늘어지게 자고는슬그머니 나가도 좋은 친구입니다. 2024. 12. 16. 눈과 눈물과 바람 - 윤명상 눈과 눈물과 바람 / 석우 윤명상 하나의 눈물이었을 비는이름을 바꾸고우아한 자태를 뽐낸다. 스치고 말 순간을자유로운 영혼이 되어천천히 세상을 덮어버리고 저항하기보다는바람에 몸을 맡기며너울너울 춤을 춘다. 흘러가면 그만인 물기는새하얀 꽃이 되어향기를 찾는 발걸음을 부른다. 2024. 12. 10. 추운 날에 피는 꽃 - 윤명상 추운 날에 피는 꽃 / 석우 윤명상 아플수록 커지는 사랑처럼추워야만 피어나는 꽃이 있다. 행복하여 사랑하는 사랑은뿌리가 깊지 않은 나무와 같다면아픔조차 보듬는 사랑은행복을 뛰어넘는 사랑을 하듯이추워야만 피어나는 꽃은추위조차 보듬는 사랑이다. 따뜻할 때는 따뜻한 대로 두고기쁠 때는 기쁜 대로 두었다가춥고 힘들 때는 나서서추위를 꽃으로 피워내는 것은추위조차 따뜻하게 보듬는겨울만의 사랑이다. 추운 날의 속울음까지눈꽃으로 피워내는 사랑이다. 2024. 12. 4. 낙엽이 되어 - 윤명상 낙엽이 되어 / 석우 윤명상 단풍으로사랑을 받았다면낙엽이 되어베푸는 사랑을 한다. 누군가의 온기가 되고누군가의 생명이 되며누군가의 시가 되는아낌없이 나누는 사랑. 아무것도바랄 것이 없는본래의 모습으로되돌아가는 길. 2024. 11. 28. 들국화2 - 윤명상 들국화2 / 석우 윤명상 숲속 산길에홀로 핀 들국화, 한 점 햇볕에 기뻐하고작은 바람에도 환호하며지나는 발걸음에 행복한그대 닮은 들꽃입니다. 그대처럼천국 같은미소가 피었거든요. 2024. 11. 22. 만추의 그리움 - 윤명상 만추의 그리움 / 석우 윤명상 가을은 땅 위에그리움을 쏟아낸다. 한 겹 한 겹 그리움이쌓여가는 가을을 걷노라면잊었던 그리움이 다가온다. 비가 내리는 만추에는모두가 그리움이다. 도시의 가로수에도공원의 숲길에도빗물 속에 그리움이 쌓인다. 2024. 11. 15. 단풍과 낙엽처럼 - 윤명상 단풍과 낙엽처럼 / 석우 윤명상 자신을 아름답게 꾸며영화롭게 하는 것과자신을 버려흙이 되고자 하는 차이랄까. 자신의 혈기를곱게 물들일 줄 아는 지혜와바람에 몸을 맡기고어디라도 떠나려는 용기는 아름답다. 짧은 환호를 받다가낙엽으로 잊힐지라도자연의 순리를 따라미련 없이 떠나는 것처럼, 인생아, 아쉬워하지 말자.누군가의 그늘과기댈 언덕이 되어준 것만으로도아름답다 하지 않겠는가. 2024. 11. 8. 늦가을, 비가 잦다 - 윤명상 늦가을, 비가 잦다 / 석우 윤명상 늦가을,비가 잦은 걸 보니가을도 똥줄이 타는가 보다. 가을이 한 달이나 늦은시월이 되어서야 찾아온 데다겨울은 앞당겨 온다니, 가을걷이로 바빴던농부의 손길처럼가을도 부랴부랴 똥줄이 타는 게다. 2024. 11. 3. 가을 빗소리 - 윤명상 가을 빗소리 / 석우 윤명상 비 내리는 가을밤,우산을 쓰고 빗속을 걸었다.골목길 바닥은가을비가 그리는 추상화로 가득했다.어지럽게 번진 조명과뒤집힌 간판들을 밟으며무심히 걷다가우산 속에 스며드는빗소리에 취하고 말았다.생각은 빗소리에 녹아들고시간을 잃은 발걸음은빗물이 그리는 유화 속으로 빨려들며나는 집이었다. 2024. 10. 29. 가을 노래 - 윤명상 가을 노래 / 석우 윤명상 분위기는 좋은데슬픈 곡조가 연주되는 것처럼가을하늘은 화창한데내 마음은 슬픈 노래를 합니다. 딱히 누군가를 생각하기보다는막연한 그리움이 뒤엉켜가을 햇살에뿔뿔이 흩어지는 까닥입니다. 구름도 없는 하늘길에홀로 걷는 햇살처럼길게 뻗어가는 그리움은추억의 사방으로 파고드는데, 그대를 생각하는 그리움이달콤한 행복이었다면가을 햇살에 흩어지는 그리움은슬픈 가을의 노래입니다. 2024. 10. 24. 섬과 섬 사이에 - 윤명상 섬과 섬 사이에 / 석우 윤명상 너와 나는마주 보면서도항상 거리감을 느껴야 했다. 지척이어서 친한 사이 같고마주 보고 있어이웃이려니 했지만, 너와 나 사이에는바닷물이 가로막았고밀려오는 파도에 등을 돌려야 했다. 그 오랜 세월, 우리는 그렇게가까운 듯 멀고, 먼 듯 가까운마주 보는 낯선 관계였지만, 이제 우리는다리라는 손을 맞잡고서로의 체온을 느낀다. 2024. 10. 19. 가을의 귀환 - 윤명상 가을의 귀환 / 석우 윤명상 먼 여행에서제자리로 돌아온 가을은너무 많이 변해 있었다. 뜨겁고 낯선여름을 대동하여한동안 정신을 빼놓더니 태풍까지 들먹이며어디로 어떻게 튈지 모르는럭비공 같은 모습이었다. 그랬던 가을은 갑자기언제 그랬냐는 듯가을 냄새를 풍겼다. 인생이 지듯백발이 되어 돌아온너, 솔로몬의 계절이여. 2024. 10. 14. 이전 1 2 3 4 ··· 7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