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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詩 같은 삶을 위하여

☞ 石右의 시방1607

그리움의 농도 - 윤명상 그리움의 농도        / 석우 윤명상 헤어지는 연습도 없이헤어진 너와 나의 청춘.그렇기에 더 아팠는지 모릅니다. 상처가 아문 뒤의 아픔은더 큰 그리움의 옹이가 되었고빨랫줄의 손수건처럼삶의 행간에 불어오는 미풍에도마냥 휘날렸습니다. 쉼표도 물음표도 없이마침표 하나로 찾아온 이별은그렇게 멀리 떠나간 청춘이 되었습니다. 2025. 4. 4.
봄이 가는 길 - 윤명상 봄이 가는 길      / 석우 윤명상 순탄하게 길을 걷는데갑자기 악어 같은 그림자가길을 막아선다. 그림자이니 실체는 아니지만아지랑이에 도사린그림자의 이빨이 무섭다. 불청객으로 와서주인 행세하다가봄볕이 들면 사라지는 그림자, 며칠 머물다가떠나고 나면길은 가파른 언덕을 오른다. 2025. 3. 30.
겨울과 여름 사이 - 윤명상 겨울과 여름 사이         / 석우 윤명상 겨울과 여름이때아닌 맞짱을 뜬다. 일진일퇴를 거듭하며서로 자신의 영역인 양호기를 부린다. 둘 사이에서 주눅이 든 봄은자신의 색깔을 찾으려 애쓰고, 꽃샘추위와 여름 날씨의영역싸움 속에서여린 봄은 자리를 잡아간다. 2025. 3. 26.
시를 낚다 - 윤명상 시를 낚다       / 석우 윤명상 강변에서낚을 거리를 찾아주위를 휘휘 둘러본다. 강물은 조용히 흐르고날씨는 좋아해만 홀로 강물에 헤엄치는데, 늙은 갈대는노인정의 반장처럼작은 바람에도 헐떡거린다. 결국,대어는 낚지 못하고작은 시어를 잡고는 돌아선다. 2025. 3. 21.
봄의 길 - 윤명상 봄의 길      / 석우 윤명상 차디찬 바람과 함께봄은 오더이다눈보라를 몰고얼음장 밑으로 오더이다. 어느 날 갑자기나타나는 것이 아니라봄을 기다리는그대 눈빛에서 오더이다. 두툼한겨울 외투 속에 찾아오고추위로 까칠한그대 목덜미에서 오더이다. 추위와 함께 와서추위에 자리를 잡고추위의 외투를 걸치고는조용히 봄의 꽃을 피우더이다. 2025. 3. 17.
꽃샘추위 - 윤명상 꽃샘추위       / 석우 윤명상 봄은 기지개를 켜며부지런히 달려가려는데덜컥 제동이 걸렸다. 서두르지 말고천천히 한걸음 씩땅을 다지듯 가라는 것이다. 마음 같아서는당장 꽃을 피우고무성한 잎을 내고 싶지만, 차근차근 준비된 봄,잘 다져진 터 위에건강한 봄이 되라는 것이다. 2025. 3. 12.
봄, 그리고 사랑 - 윤명상 봄, 그리고 사랑         / 석우 윤명상 숲의 표정이 밝아진다.떠났던 임이 돌아온다는소식을 들었나 보다. 멀리서도임의 채취가 느껴지고조금씩 가까워는임의 발걸음 소리를가슴으로 느낀 까닭이다. 지금은 숲의 얼굴이부끄러워 달아오르지만곧 연둣빛 걸음을 떼겠지. 2025. 3. 8.
어느 봄날의 연가 - 윤명상 어느 봄날의 연가          / 석우 윤명상 그대와 함께 떠나던 여행은봄날처럼 따스한 2월이었지. 봄을 찾아 떠난 남쪽에서피어 있는 봄을 보았어. 겨울이 녹으며봄 햇살은 가슴에서 피고, 겨우내 움츠렸던 꽃망울은한 송이 봄꽃으로 피었지. 그렇게 피어난 2월의 봄이다시 추억으로 피는 봄날. 2025. 3. 3.
겨울의 끝에서 - 윤명상 겨울의 끝에서       / 석우 윤명상 긴 겨울의끝자락에 와있다. 광야를 지나온 것처럼핏기 없는 겨울이 내뱉는산통이 들린다. 한파와 눈보라는한겨울의 입덧이었던가 보다. 입덧에 관한 속설처럼태어날 봄은예쁜 딸일지도 모르겠다. 2025. 2. 27.
봄이 오는 길 - 윤명상 봄이 오는 길       / 석우 윤명상 한파와 눈보라를 뚫고비좁은 햇볕 사잇길로봄은 온다네. 땅도 물도 얼어버린 날씨,한낮에 잠깐 올라가는기온의 틈바구니로 온다네. 세상이 꽁꽁 얼어도햇살의 입김에 몸을 녹인작은 바람결에 온다네. 추위에 지친 마음들이봄, 봄을 외치는 기도를 타고봄이 온다네. 2025. 2. 23.
그리움의 그림자 - 윤명상 그리움의 그림자         / 석우 윤명상 내 인생은그리움의 그림자인 듯늘 그리움이 앞서 나갔다. 그리움이 태어난 뒤로그리움을 따라다니는 그림자는언제나 햇볕에 반응했다. 때로는 호수를 건너고나무 위로 오르거나담을 넘고 건물 벽을 기었다. 그리움은 항상 그대로인데그림자는언제 어디서든 곡예를 한다. 2025. 2. 19.
나의 2월은 - 윤명상 나의 2월은 나의 2월은봄을 잉태한 신부지만겨울은 칼바람과등짐처럼 무거운 습설을 입혀전사로 만들어 버렸다. 그러나 나의 2월이여,지금은 어쩔 수 없더라도봄을 외면하지는 말아주오.세상을 변화시킬위대한 생명을 잉태했음이니, 2025. 2. 14.
겨울의 연가 - 윤명상 겨울의 연가        / 석우 윤명상 나는 너를 좋아했어.너의 까칠함은때때로 나를 힘들게 했지만그럼에도 그것은 너의 매력이었지.사이사이 너의 착한 모습은호기심과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는용암을 뿜어내다 잠시 멈춘활화산의 그것이었고,때로는 발레처럼 우아하게때로는 성난 투우장의죽자 살자 달려드는 소처럼너는 부드러움과맹수의 포효를 함께 지녔지.너의 품에 뒹굴거나너의 눈치를 보며조심조심 걸어야 했지만그것은 너의 매력이었기에지나고 나면 고운 추억이 되었거든.내가 나이를 먹듯이너도 이제 나이가 들면서예전과는 다른 분위기를 풍기지만여전히 넌 새로움을 만드는기폭제 역할을 하기에내가 아닌 누구라도네 안에서 새로운 꿈을 꿀 거야. 2025. 2. 8.
설날이 그립다 - 윤명상 설날이 그립다        / 석우 윤명상 어릴 적 설날이 그립다.새해 달력이 벽에 걸리면맨 먼저 설날부터 확인하던 시절. 괜히 마음이 들떴다.무엇인지 모를 선물에 대한 기대와특별한 음식의 유혹들, 신작로 없이산길 논길 이십 리를 걸어우리는 큰집으로 향했지. 큰아버지의 일장 훈시를 듣거나사촌끼리 윷놀이하며지새우던 섣달그믐날. 자정이 되기 전에 잠들면눈썹이 하얗게 변한다는 말에졸린 눈을 비비며 버티던 추억. 까마득히 흘러간 강물이지만여전히 남아 있는 여울은지금도 가슴을 적셔온다. 2025. 2. 3.
설날 - 윤명상 설날     / 석우 윤명상 멀리 있던 고향이 가까워지고전화로 SNS로 만나던부모님과 가족이 그리워지는 날. 안 하던 효도,못하던 효도까지챙기면서 하게 되는 날. 자녀는 부모에게부모는 자식들에게 무엇이라도아낌없이 주고 싶은 날. 명절 한 번 쇠고 나면1년은 거뜬히 견딜 수 있고다녀온 그리움이 머무는 날. 2025. 1. 29.
사랑이 아름다운 이유 - 윤명상 사랑이 아름다운 이유          / 석우 윤명상 내가 우선일 때사랑은 속박이 되지만너를 우선으로 여길 때사랑은 꽃이 되고, 나를 위한 사랑은짐이 되지만너를 위한 사랑은삶의 날개가 된다. 소유하는 사랑은불행의 싹을 틔우지만나누며 베푸는 사랑은행복의 싹을 낸다. 2025. 1. 24.
커피에 취하듯 - 윤명상 커피에 취하듯       / 석우 윤명상 마주할 때풍기는 향기처럼 마시며느끼는 풍미처럼 마시고 난 뒤의개운함처럼 커피에 취하듯나는 너에게 취한다. 2025. 1. 20.
小寒과 大寒 사이 - 윤명상 小寒과 大寒 사이       / 석우 윤명상 소한이 지나며눈보라도제 집인 양 매섭다. 송곳을 들이대듯닿는 살갗이 따가워중무장한 전사들만 오간다. 그나저나 피할 곳 없이송곳에 사정없이 찔리는저 나무들은 어떡하나. 저러고도 봄이 되면멀쩡히 싹을 내니용하기만 하다. 2025. 1. 15.
허들 경기 - 윤명상 허들 경기       / 석우 윤명상 예순다섯 번째 허들을 넘었다.점점 좁아지는 허들과 허들 사이,방금의 기억조차 종종 넘지 못했다. 한걸음에 넘어야 하는 간격을이제는 몸이 기억하고 주춤대다얼떨결에 넘고 만다. 결승점이 가까워짐을 느끼면서허들에 걸려 넘어지지 않을까걱정이 앞서는 시점이다. 백 개의 허들을 넘는 시대,아직은 남은 허들이 많지만숫자는 굳이 내게 의미가 없다. 다만 지금까지 넘어온 허들이진짜인지 가짜인지나는 다만, 그것이 궁금할 뿐이다. 2025. 1. 11.
새해를 맞는 마음 - 윤명상 새해를 맞는 마음        / 석우 윤명상 새해를 맞으려고나무들은낡은 옷을 벗고 기다렸나 보다. 맨살 위에 몇 차례눈꽃 피우는 연습을 하며버틴 것도 같은 이유였겠지. 새해라는 이름에 들떠사람들은 말로 분주할 뿐마음은 비우지도 않았나 보다. 새해맞이 인사는세상에 넘쳐나는데마음은 낙엽처럼 짓밟힐 뿐이다. 새해가새해 되지 못한 아픔은쌓이는 동일한 시간일 뿐, 새해라는 말처럼진정한 새해가 되려면나무처럼 낡은 옷을 벗어야 했다. 2025. 1. 5.
새해의 의미 - 윤명상 새해의 의미       / 석우 윤명상 다시출발하라는 것이다. 생각과 방향을 고쳐잡고지나온 과정에서틀어진 관계를 다시 회복하기 위해새롭게 출발하라는 것이다. 패인 웅덩이를 메우고도드라진 곳은 깎아내고모서리는 부드럽게 갈아서다시 앞으로 나아가라는 것이다. 새로운 마음으로새로운 꿈을 꾸며새로운 세상을 향해새롭게 나아가라는 것이다. 2025. 1.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