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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詩 같은 삶을 위하여

☞ 石右의 시방1599

겨울의 끝에서 - 윤명상 겨울의 끝에서       / 석우 윤명상 긴 겨울의끝자락에 와있다. 광야를 지나온 것처럼핏기 없는 겨울이 내뱉는산통이 들린다. 한파와 눈보라는한겨울의 입덧이었던가 보다. 입덧에 관한 속설처럼태어날 봄은예쁜 딸일지도 모르겠다. 2025. 2. 27.
봄이 오는 길 - 윤명상 봄이 오는 길       / 석우 윤명상 한파와 눈보라를 뚫고비좁은 햇볕 사잇길로봄은 온다네. 땅도 물도 얼어버린 날씨,한낮에 잠깐 올라가는기온의 틈바구니로 온다네. 세상이 꽁꽁 얼어도햇살의 입김에 몸을 녹인작은 바람결에 온다네. 추위에 지친 마음들이봄, 봄을 외치는 기도를 타고봄이 온다네. 2025. 2. 23.
그리움의 그림자 - 윤명상 그리움의 그림자         / 석우 윤명상 내 인생은그리움의 그림자인 듯늘 그리움이 앞서 나갔다. 그리움이 태어난 뒤로그리움을 따라다니는 그림자는언제나 햇볕에 반응했다. 때로는 호수를 건너고나무 위로 오르거나담을 넘고 건물 벽을 기었다. 그리움은 항상 그대로인데그림자는언제 어디서든 곡예를 한다. 2025. 2. 19.
나의 2월은 - 윤명상 나의 2월은 나의 2월은봄을 잉태한 신부지만겨울은 칼바람과등짐처럼 무거운 습설을 입혀전사로 만들어 버렸다. 그러나 나의 2월이여,지금은 어쩔 수 없더라도봄을 외면하지는 말아주오.세상을 변화시킬위대한 생명을 잉태했음이니, 2025. 2. 14.
겨울의 연가 - 윤명상 겨울의 연가        / 석우 윤명상 나는 너를 좋아했어.너의 까칠함은때때로 나를 힘들게 했지만그럼에도 그것은 너의 매력이었지.사이사이 너의 착한 모습은호기심과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는용암을 뿜어내다 잠시 멈춘활화산의 그것이었고,때로는 발레처럼 우아하게때로는 성난 투우장의죽자 살자 달려드는 소처럼너는 부드러움과맹수의 포효를 함께 지녔지.너의 품에 뒹굴거나너의 눈치를 보며조심조심 걸어야 했지만그것은 너의 매력이었기에지나고 나면 고운 추억이 되었거든.내가 나이를 먹듯이너도 이제 나이가 들면서예전과는 다른 분위기를 풍기지만여전히 넌 새로움을 만드는기폭제 역할을 하기에내가 아닌 누구라도네 안에서 새로운 꿈을 꿀 거야. 2025. 2. 8.
설날이 그립다 - 윤명상 설날이 그립다        / 석우 윤명상 어릴 적 설날이 그립다.새해 달력이 벽에 걸리면맨 먼저 설날부터 확인하던 시절. 괜히 마음이 들떴다.무엇인지 모를 선물에 대한 기대와특별한 음식의 유혹들, 신작로 없이산길 논길 이십 리를 걸어우리는 큰집으로 향했지. 큰아버지의 일장 훈시를 듣거나사촌끼리 윷놀이하며지새우던 섣달그믐날. 자정이 되기 전에 잠들면눈썹이 하얗게 변한다는 말에졸린 눈을 비비며 버티던 추억. 까마득히 흘러간 강물이지만여전히 남아 있는 여울은지금도 가슴을 적셔온다. 2025. 2. 3.
설날 - 윤명상 설날     / 석우 윤명상 멀리 있던 고향이 가까워지고전화로 SNS로 만나던부모님과 가족이 그리워지는 날. 안 하던 효도,못하던 효도까지챙기면서 하게 되는 날. 자녀는 부모에게부모는 자식들에게 무엇이라도아낌없이 주고 싶은 날. 명절 한 번 쇠고 나면1년은 거뜬히 견딜 수 있고다녀온 그리움이 머무는 날. 2025. 1. 29.
사랑이 아름다운 이유 - 윤명상 사랑이 아름다운 이유          / 석우 윤명상 내가 우선일 때사랑은 속박이 되지만너를 우선으로 여길 때사랑은 꽃이 되고, 나를 위한 사랑은짐이 되지만너를 위한 사랑은삶의 날개가 된다. 소유하는 사랑은불행의 싹을 틔우지만나누며 베푸는 사랑은행복의 싹을 낸다. 2025. 1. 24.
커피에 취하듯 - 윤명상 커피에 취하듯       / 석우 윤명상 마주할 때풍기는 향기처럼 마시며느끼는 풍미처럼 마시고 난 뒤의개운함처럼 커피에 취하듯나는 너에게 취한다. 2025. 1. 20.
小寒과 大寒 사이 - 윤명상 小寒과 大寒 사이       / 석우 윤명상 소한이 지나며눈보라도제 집인 양 매섭다. 송곳을 들이대듯닿는 살갗이 따가워중무장한 전사들만 오간다. 그나저나 피할 곳 없이송곳에 사정없이 찔리는저 나무들은 어떡하나. 저러고도 봄이 되면멀쩡히 싹을 내니용하기만 하다. 2025. 1. 15.
허들 경기 - 윤명상 허들 경기       / 석우 윤명상 예순다섯 번째 허들을 넘었다.점점 좁아지는 허들과 허들 사이,방금의 기억조차 종종 넘지 못했다. 한걸음에 넘어야 하는 간격을이제는 몸이 기억하고 주춤대다얼떨결에 넘고 만다. 결승점이 가까워짐을 느끼면서허들에 걸려 넘어지지 않을까걱정이 앞서는 시점이다. 백 개의 허들을 넘는 시대,아직은 남은 허들이 많지만숫자는 굳이 내게 의미가 없다. 다만 지금까지 넘어온 허들이진짜인지 가짜인지나는 다만, 그것이 궁금할 뿐이다. 2025. 1. 11.
새해를 맞는 마음 - 윤명상 새해를 맞는 마음        / 석우 윤명상 새해를 맞으려고나무들은낡은 옷을 벗고 기다렸나 보다. 맨살 위에 몇 차례눈꽃 피우는 연습을 하며버틴 것도 같은 이유였겠지. 새해라는 이름에 들떠사람들은 말로 분주할 뿐마음은 비우지도 않았나 보다. 새해맞이 인사는세상에 넘쳐나는데마음은 낙엽처럼 짓밟힐 뿐이다. 새해가새해 되지 못한 아픔은쌓이는 동일한 시간일 뿐, 새해라는 말처럼진정한 새해가 되려면나무처럼 낡은 옷을 벗어야 했다. 2025. 1. 5.
새해의 의미 - 윤명상 새해의 의미       / 석우 윤명상 다시출발하라는 것이다. 생각과 방향을 고쳐잡고지나온 과정에서틀어진 관계를 다시 회복하기 위해새롭게 출발하라는 것이다. 패인 웅덩이를 메우고도드라진 곳은 깎아내고모서리는 부드럽게 갈아서다시 앞으로 나아가라는 것이다. 새로운 마음으로새로운 꿈을 꾸며새로운 세상을 향해새롭게 나아가라는 것이다. 2025. 1. 1.
그리움의 간격 - 윤명상 그리움의 간격        / 석우 윤명상 해가 바뀐다는 것은그리운 그대와한 발 더 멀어진다는 의미다. 지나온 세월만큼이나무거워지는 망각에 맞서붙들고 있는 그리운 이미지들. 어떤 이미지는팽팽하게 늘어난 고무줄처럼줄다리기를 하고 더러는 가물가물가슴 언저리를 지나블랙홀에 빠져들고 만다. 2024. 12. 25.
문풍지 - 윤명상 문풍지       / 석우 윤명상 문풍지의 칼바람이 그립다.단열이 잘된 아파트에서는밖에 나가지 않는 한추위를 느낄 수 없는 겨울이지만문풍지 소리를 들으며 자랐기에,나이 탓일까.나이를 먹어 갈수록다시 어린아이로 돌아간다 했으니.겨울밤, 문풍지는 자장가를 부르며시린 몸을 솜이불 속으로 밀어 넣었다.문풍지의 자장가에 익숙했던 시절,그 시절의 나이에 가까워질수록문풍지 없는 창문이지만내 마음의 미닫이문에서는요즘 들어 부쩍문풍지 소리가 요란하다. 2024. 12. 20.
겨울 햇살 - 윤명상 겨울 햇살       / 석우 윤명상 겨울 햇살이 찾아오는 날에는귀한 손님을 맞이하듯창문 커튼을 젖히고 마중합니다. 매일 찾아오는 이웃이지만그만큼 특별하고사랑스럽기 때문입니다. 가리고 피하던 때도 있었지만겨울 햇살만큼은침실과 거실까지 내어줍니다. 거실에 앉아 쉬다가침실에서 늘어지게 자고는슬그머니 나가도 좋은 친구입니다. 2024. 12. 16.
눈과 눈물과 바람 - 윤명상 눈과 눈물과 바람         / 석우 윤명상 하나의 눈물이었을 비는이름을 바꾸고우아한 자태를 뽐낸다. 스치고 말 순간을자유로운 영혼이 되어천천히 세상을 덮어버리고 저항하기보다는바람에 몸을 맡기며너울너울 춤을 춘다. 흘러가면 그만인 물기는새하얀 꽃이 되어향기를 찾는 발걸음을 부른다. 2024. 12. 10.
추운 날에 피는 꽃 - 윤명상 추운 날에 피는 꽃         / 석우 윤명상 아플수록 커지는 사랑처럼추워야만 피어나는 꽃이 있다. 행복하여 사랑하는 사랑은뿌리가 깊지 않은 나무와 같다면아픔조차 보듬는 사랑은행복을 뛰어넘는 사랑을 하듯이추워야만 피어나는 꽃은추위조차 보듬는 사랑이다. 따뜻할 때는 따뜻한 대로 두고기쁠 때는 기쁜 대로 두었다가춥고 힘들 때는 나서서추위를 꽃으로 피워내는 것은추위조차 따뜻하게 보듬는겨울만의 사랑이다. 추운 날의 속울음까지눈꽃으로 피워내는 사랑이다. 2024. 12. 4.
낙엽이 되어 - 윤명상 낙엽이 되어        / 석우 윤명상 단풍으로사랑을 받았다면낙엽이 되어베푸는 사랑을 한다. 누군가의 온기가 되고누군가의 생명이 되며누군가의 시가 되는아낌없이 나누는 사랑. 아무것도바랄 것이 없는본래의 모습으로되돌아가는 길. 2024. 11. 28.
들국화2 - 윤명상 들국화2     / 석우 윤명상 숲속 산길에홀로 핀 들국화, 한 점 햇볕에 기뻐하고작은 바람에도 환호하며지나는 발걸음에 행복한그대 닮은 들꽃입니다. 그대처럼천국 같은미소가 피었거든요. 2024. 11. 22.
만추의 그리움 - 윤명상 만추의 그리움         / 석우 윤명상 가을은 땅 위에그리움을 쏟아낸다. 한 겹 한 겹 그리움이쌓여가는 가을을 걷노라면잊었던 그리움이 다가온다. 비가 내리는 만추에는모두가 그리움이다. 도시의 가로수에도공원의 숲길에도빗물 속에 그리움이 쌓인다. 2024. 11.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