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거리에서
석우 윤명상
무슨 사연인지
물들다 말고 떨어진,
빗방울이 낙엽을 때린다.
세상의 모든 이치를 알 필요는 없지만
모르고 아픈 것처럼
서러운 것도 없는데,
빗물 젖은 거리에서
나뭇가지를 그리워할
아픔을 느끼는 것은 오지랖일까.
어쩌다 낙엽이 되어
빗물 속에서 뒹굴고 있는
서러움에 대한 연민이려나.
그래도 왠지
내가 아팠던 그 아픔이
지금, 길거리에 누워있는 것만 같아
걷는 내내
빗방울은 마음을 때린다.
[문학사랑 2018년 가을호에 수록]
'☞ 石右의 시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낙엽 - 윤명상 (0) | 2017.10.18 |
---|---|
일기예보 - 윤명상 (0) | 2017.10.13 |
대청호에서 - 윤명상 (0) | 2017.10.11 |
구절초 - 윤명상 (0) | 2017.10.10 |
불꽃놀이 - 윤명상 (0) | 2017.10.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