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言)
/ 석우 윤명상
세상에 말 못하는 존재가 있겠는가
저마다 자신의 방식대로 말하는 것
날에게 날은 말하고 밤에게 밤은 말하지1)
더위도 열대야도 태풍조차 언어인 걸
때로는 강력하게 때로는 숨죽인 말
가만히 귀 기울이면 들려오는 의미들
사람은 억울하면 목청 높여 따진다만
자연은 호소해도 아무도 듣지 않으니
나름의 몸부림으로 외치는 것 아닌가
견딜 수 없을 만큼 아프고 곪아버리면
고름을 쥐어짜는 자연의 외마디 소리
우리는 그것을 가리켜 이변이라 말한다
1) 시편 19:2 : 날은 날에게 말하고 밤은 밤에게 지식을 전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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