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나의 망령 - 윤명상

세미나의 망령

/ 석우 윤명상

 

열공 중인 한국교회.

그럴듯한 온갖 이름으로

시도 때도 없이

홍수를 이루는 세미나.

 

입이 떡 벌어질 경품을 걸어놓고

목사들의 요행을 유혹하여

벌어지는 지식장사는

옛날, 회당에서 율법 지식을 팔던

랍비들을 그대로 닮았다.

 

세미나에 중독되는 교회들.

당장의 위안을 얻으며

수단과 방법의 처방전을 받고

서서히 예수 없는 성공을 익혀간다.

예수의 이름은 단지 명분일 뿐.

 

사라져 가는 한국교회의 골방.

학습된 지식이 강단을 점령하고

그럴수록 신자들은 바리새인을 닮아간다.

 

예수 없이는 살아도

세미나 없이 못사는 중독자들.

주일만 지나면

세미나의 풍설을 쫓아 전국을 누비는

영혼 없는 목사들.

 

어쩌면,

홀로 남겨진 주님은

세미나의 망령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교회를

이제나저제나 기다리고 계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