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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훈. 신앙시

혼자 걷던 길 - 윤명상

by 石右 尹明相 2020. 1. 29.




혼자 걷던 길

/ 석우 윤명상

 

칠흑 같은

사십 리 밤길을

외로이

혼자 걷던 때가 있었다.

 

수원을 떠난 완행열차가

역마다 기웃되며 해찰하더니

너무 늦어버린 오밤중에서야

판교역에 연착했다.

 

부여 돌모루까지

주저할 틈도 없이

막차 끊긴 비포장도로를

혼자 걷고 또 걸었다.

 

불빛 하나 없는

무섭도록 적막한 첩첩산중,

군계 부시티고개를 지나며

엄습해 오는 공포감.

 

그렇게 끝도 없던 길,

먼동이 흐릿하게

고개를 내밀 때쯤에야

다다른 그리운 집.

 

지금 생각해보면

산짐승 울부짖던 그 길은

누구나 걸어야 할 인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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