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걷던 길
/ 석우 윤명상
칠흑 같은
사십 리 밤길을
외로이
혼자 걷던 때가 있었다.
수원을 떠난 완행열차가
역마다 기웃되며 해찰하더니
너무 늦어버린 오밤중에서야
판교역에 연착했다.
부여 돌모루까지
주저할 틈도 없이
막차 끊긴 비포장도로를
혼자 걷고 또 걸었다.
불빛 하나 없는
무섭도록 적막한 첩첩산중,
군계 부시티고개를 지나며
엄습해 오는 공포감.
그렇게 끝도 없던 길,
먼동이 흐릿하게
고개를 내밀 때쯤에야
다다른 그리운 집.
지금 생각해보면
산짐승 울부짖던 그 길은
누구나 걸어야 할 인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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