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의 창고
/ 석우 윤명상
처음, 창고에는 식량으로 가득했다.
일용할 양식으로는 평생 먹고
대를 이어 먹고도 남을 분량이었다.
세월이 흐르고
재물에 눈을 뜬 사람들은
일용할 양식이 아닌
배부름의 경쟁을 시작했고
머잖아 식량은 고갈되어 갔다.
풍족하던 식량이 사라진 자리에는
온갖 것들이 똬리를 틀었고
그중에 온난화라는 괴물도 있었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점차 그 흉포에 놀라고 만다.
수시로 출몰하여 삼키고 부수며 초토화했다.
부랴부랴 대책을 세워보지만
막을 방법이 없어 뒷수습으로 만족한다.
세상은 여전히
창고 바닥을 닥닥 긁고 있으니
빈 곳간의 어두운 그림자에는
또 어떤 괴물이 있을지 아무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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