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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詩 같은 삶을 위하여
☞ 교훈. 신앙시

생존의 창고 - 윤명상

by 石右 尹明相 2024. 8. 15.

 

 

생존의 창고

        / 석우 윤명상

 

처음, 창고에는 식량으로 가득했다.

일용할 양식으로는 평생 먹고

대를 이어 먹고도 남을 분량이었다.

세월이 흐르고

재물에 눈을 뜬 사람들은

일용할 양식이 아닌

배부름의 경쟁을 시작했고

머잖아 식량은 고갈되어 갔다.

풍족하던 식량이 사라진 자리에는

온갖 것들이 똬리를 틀었고

그중에 온난화라는 괴물도 있었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점차 그 흉포에 놀라고 만다.

수시로 출몰하여 삼키고 부수며 초토화했다.

부랴부랴 대책을 세워보지만

막을 방법이 없어 뒷수습으로 만족한다.

세상은 여전히

창고 바닥을 닥닥 긁고 있으니

빈 곳간의 어두운 그림자에는

또 어떤 괴물이 있을지 아무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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