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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詩 같은 삶을 위하여
☞ 교훈. 신앙시

겨울과의 대화 - 윤명상

by 石右 尹明相 2025. 2. 6.

 

 

겨울과의 대화

        / 석우 윤명상

 

나 어릴 적 너는

항상 너다웠기에

어떤 의심도 없었지.

자리끼도 얼리던 추위를

당연하게 여겼고

무릎까지 쌓이는 폭설이

수시로 내려도 그러려니 했어.

너는 그래야 했으니까.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너는 변하기 시작했고

종잡을 수 없는 변덕을 부렸지.

누군가 그러더라고,

삼한사온이던 규칙이

이제는 가늠하기 어렵다고.

늦봄의 심장이었다가

갑자기 얼음장으로 바뀌는

사춘기 같은 변덕이잖아.

 

나도 할 말이 많아.

내 팔다리를 비틀어

정상적인 행보를 방해하고

내 눈을 가리거나

내 숨통을 막아버린 게 누군데?

나도 어쩔 수 없었다고.

나도 손가락질받거나

욕먹는 것이 싫거든.

그런데도 갈지자일 수밖에 없는 것은

내 의도가 아니라

너희가 그런 길로 나를 내몬 거야.

나의 갈 길을 조물주는

고속도로로 만들었지만

비포장도로로 바꾼 게 너희잖아.

나도 거친 길은 싫어.

날이 갈수록 무너지는 길,

어떻게 좀 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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