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해백리(一害百利)라, 고약한 냄새라는 단점 한 가지만 빼고는
백가지 이로움이 있다고 알려진 것이 바로 마늘입니다.
기원전 2500년에 축조된 피라미드 벽에 적힌 기록에도,
피라미드를 짓기 위해 동원된 노무자들에게 마늘을 나누어주었다는 글이 있는 것으로 봐서,
마늘이 오랜 세월 인류와 함께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마늘의 긍정적인 밝은 면과 어두운 면
이토록 유구한 역사를 지닌 마늘의 인기는 오늘날까지 식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 국립 암연구소에서 최고의 항암 식품으로 첫손꼽은 것도 마늘이기 때문이죠.
마늘이 어디에 좋고 무슨 유효성분이 있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로 구구히 말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오히려 이참에 거꾸로 마늘을 경계하는 내용의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제가 마늘에 무슨 억하심정이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니고, 사람들이 맹신하는
건강식품에 대한 상식이 누구에게나 ‘무조건’ 맞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결론부터 말한다면, 마늘은 음식이기보다 약에 가까우므로 조심해야한다는 사실입니다.
원래 약이란 그 성질이 편향되게 한쪽으로 쏠려있어,
약효라는 긍정적인 밝은 면이 있는 반면, 어두운 면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약은 음식처럼 함부로 먹어서는 안 되는 거지요.
우리가 매일 음식으로 상식(常食)하면서 힘을 얻는 에너지원은 ‘곡육과채(穀肉果菜)’입니다.
‘곡육과채’는 곡식류, 육류, 과일류, 그리고 채소류입니다.
즉 사람이 일용하는 음식의 종류를 크게 네 가지로 나눈다면 곡육과채가 됩니다.
마늘은 백합과의 다년생 초본으로, 굳이 분류한다면 채소의 일종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마늘의 어원을 가만히 살펴보면 마늘을 단순한 채소,
단순한 음식으로만 볼 수가 없다는 것을 눈치 챌 수 있습니다.
마늘은 중앙아시아나 이집트로 추정되는데, 중국을 거쳐 우리나라에 전해졌습니다.
그래서 중국인들은 마늘을 ‘대산(大蒜)’이라 불렀으며,
그 맛이 매우 사납게 매워서 ‘맹랄(猛辣)하다’고 하였답니다.
‘맹랄’이 바로 마늘의 어원으로, ‘맹랄’이 변해서 ‘마랄’이 되었고,
‘마랄’이 마침내 ‘마늘’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마늘은 원래 ‘매우 사납고 매운 맛’이라는 뜻이었던 겁니다.
우리가 일용하는 곡육과채 중에서 아무리 먹어도 탈이 나지 않는
진정한 음식은 단맛을 가지고 있거나, 자극이 없는 슴슴한 맛을 가진 종류들입니다.
그래서 제가 이전에 음식의 풍미를 높여주는 향신료들은 자극적인 맛을 가지고 있으므로
음식이라기보다는 약에 가깝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마늘은 식생활에서 뺄 수 없는 식재료이지만, 그 강렬한 맛(味)과 기운(氣)으로 봐서는
다른 향신료처럼 음식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약이라 할 수 있는 겁니다.
# 그럼 약이란 무엇일까요?
약(藥 : 草+樂)이란 말을 풀어보면 ‘풀이 즐거워한다’ 혹은 ‘풀을 섭취했더니
즐거워진다’ 등등의 뜻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즉 환자의 입장에서 보자면 ‘어떤 풀을 먹었더니 아픈 것이 나아 즐겁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고, 풀의 입장에서 본다면 ‘어떤 풀이 무엇을 즐긴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풀이 즐기는 무엇이란 그 풀이 살아가는 독특한 생태환경이라 할 수 있는데,
독특한 생태환경에서 자란 풀은 독특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약(藥)이란 비범하고 독특한 성질을 가진 놈을 뜻합니다.
그 독특한 성질을 가진 약초를 이용해서 병을 고치는 것이 바로 한의학입니다.
한의학에서 약물의 성질이나 약효를 인식하는 방법론으로
‘형색기미(形色氣味)’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 ‘형(形)’이란, 약물의 형상(形象)을 통해 본성을 파악하는 것을 말합니다.
마늘의 형, 즉 마늘을 형상으로만 본다면 마치 피기 전의 연꽃 봉오리처럼 생겼습니다.
화산지대에서 굳어진 용암(形)을 보고,
그 화산이 폭발할 당시 마그마가 어떻게 흘렀는가(氣)하는 정황을 복기(復碁)하듯,
우리는 마늘의 꼴을 보고 마늘 속에 내재(內在)된 기운을 파악하고,
또 향후 마늘에 어떤 에너지를 가지고 있나를 가늠합니다.
우리는 마늘의 에너지가 인체에 들어오면 강력한 목기(木氣)로써 상승(上升)하다가
흩어질 것이라고 추상(抽象)합니다.
마늘은 그 미(味)도 맹랄(猛辣)하여 약 중에서도 강한 약이라 할 수 있습니다.
# 마늘,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제 다시 맹랄(猛辣)한 마늘을 봅시다.
마늘의 강력한 에너지, 마늘의 강력한 약효는 무시무시한 드라큘라마저도 쫓아버립니다.
심지어 우리 단군신화에서는 곰을 인간으로 탈바꿈시키는 기적까지 일으키지요.
마늘(大蒜)이 가지고 있는 약효가 어마어마하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동의보감]에도 ‘그 성질이 뜨겁고 맛은 매운데, 독이 있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몸의 찬 기운이나 바람기운을 없애고 위를 따뜻하게 하여
소화기를 튼튼하게 하지만, 오래 먹으면 간(肝)이나 눈을 상하게 한다는 구절도 있습니다.
마늘은 틀림없이 약인 것입니다.
그런 관점에서 마늘이라는 약을 다시 정리한다면 평소 몸이 차거나(身冷),
습사(濕邪)가 많아 아침에 잘 붓는 사람에게는 적합하지만,
반대로 몸에 열이 많아 눈이 자주 충혈되고 갈증을 많이 느끼며
다혈질인 사람에게는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는 겁니다.
최근에 신문 전면을 채운 마늘 관련 상품광고를 보면,
마늘은 만병통치약으로, 마늘 하나로 모든 병이 다 나을 듯합니다.
이전에는 오가피가, 또 그전에는 죽염이, 고구마가, 산수유가, 헛개나무가…,
수많은 약들이 상업적 목적에 의해 만병통치약으로 둔갑하고 있습니다.
넋을 잃고 광고를 맹신하다가는 쓸데없이 주머니만 털리기 십상입니다.
마지막으로 생마늘이 몸에 좋은가 구운 마늘이 몸에 좋은가 말들이 많은데요,
한의학적 원리를 적용하면 간단하게 알 수 있습니다.
생마늘과 구운 마늘의 관계는 수삼과 홍삼, 생지황과 숙지황의 관계와 같습니다.
즉, 수삼이나 생지황은 급성질환에, 홍삼과 숙지황은 만성질환에 응용합니다.
다르게 설명하자면, 식물을 약으로 쓸 때, 싱싱한 생것은 병을 몰아내는 사법(瀉法)에,
찌거나 구운 것은 원기를 보충하는 보법(補法)에 주로 응용합니다.
그러므로 음식을 잘못 먹고서 갑자기 생긴 체기에는 생마늘을,
만성적인 위장병에는 구운 마늘을 쓸 수가 있겠지요.
또 세균이나 기생충 감염의 우려가 있는 생선회를 먹을 때는
맹랄한 자극이 살아있는 약으로서의 생마늘이 적격이고,
밥상에서 일용하는 음식으로서는 맹랄한 자극을 없앤 구운 마늘이 좋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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