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夜市場' 동영상 단독 입수]
꽈배기·순대 몰래 가져와 손전등으로 비추며 흥정
북한의 야시장은…90년대 '고난의 행군'때 잠깐 나타났다가 사라져
전국적 현상이라면…주민 생활고 불만 고조, 당국 통제 안 먹히는 상황
동영상을 전한 대북 소식통은 "최근 밤에도 시장 수요가 급증하고 북한 당국의
이 동영상은 지난 7월 초 평안북도의 모처에서 촬영한 것이다.
10~20명의 노점상이 마을 어귀에 좌판을 깔아놓고 꽈배기·순대·건어물 등을
손전등으로 비추며 손님과 흥정하는 장면이 담겨 있다.
남한의 24시간 편의점처럼 주로 야식(夜食)을 파는 모습이다.
동영상을 보면 한 손님이 꽈배기를 파는 상인에게 "두부밥 같은 건 안 나와요?"라고 묻자
상인은 "두부밥은 없다"고 답했다.
이어 상인은 손님의 손전등을 보고 "전지 멋지구나"라고 했고
옆 상인은 "충전하는 거가?"라며 관심을 보였다.
북한은 전력 사정이 나쁘기 때문에 밤에 장사하려면 손전등이 필수라고 한다.
동영상을 본 한 탈북자는 "일종의 '메뚜기 시장'(골목 시장)으로 보이는데 기차를 타고
밤에 도착한 여행객이나 늦게 귀가하는 주민들에게 야식을 파는 것 같다"고 했다.
야시장을 단속하는 보안원은 보이지 않았다.
한 남성 손님은 군복 비슷한 옷차림이었지만 "일반 남자들이 즐겨 입는 '적위대복'으로
군인이나 보안원은 아니다"(탈북자)는 설명이다.
한 상인은 '만두밥'을 손전등으로 비추며 "이거 사라요"라고 했고
손님이 "그거 얼마야?"라고 묻자 "20원"이라고 답했다.
만두밥은 일반 만두의 2~3배 크기로 큼지막한 만두피에 양념한 밥을 넣은 음식이다.
꽈배기 상인은 "우리 것도 사라"며 가격은 "10원"이라고 했다.
손님이 순대 상인에게 "순대는 얼마?"라고 묻자
이 상인은 "안 물어보면 섭섭할 뻔했다"고 농담한 뒤 "순대는 100원"이라고 답했다.
이어 상인은 "순대 좀 사줄래요? 졸리기만 한다야"라고 했다.
손님이 두부밥 상인을 찾자 "한 시간 있다 나올 거야"라는 답이 주변에서 들렸다.
탈북자 증언에 따르면 북한의 야시장은 1990년대 말 100만명 이상이 굶어 죽은
'고난의 행군' 시기 활발했다고 한다.
당시 배급을 주지 못했던 북한 당국은 시장을 통제하지 못했다.
한 탈북자는 "당시 밤에도 '카바이드 램프'를 켜고 음식·잡화·의류 등을 팔았다"며
"전문 야시장은 아파트로 둘러 막힌 공터나 골목길 등에서 아침 6시까지 열렸다"고 전했다.
또 북한 열차는 전력 사정으로 시골 역이나 마을에서 오래 정차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때 마을 주민들이 야시장을 열어 승객들에게 밥·꽈배기·순대 등을 팔았다고 한다.
그러나 2002년 경제 개선 조치 이후 규모가 큰 종합시장이 등장하고
북한 당국이 자릿세 등을 거두며 시장을 직접 관리하면서 야시장은 점차 모습을 감췄다.
대북 소식통은 "북한 야시장이 전국적으로 부활했다면 주민들의 생활이
90년대 말 만큼 어려워졌거나 북한 당국의 통제가 먹히지 않을 만큼
생활고에 대한 불만이 높아졌다는 증거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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