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 서 정주 애기야...... 해 넘어가, 길 잃은 애기를 어머니가 부르시면 머언 밤 수풀은 허리 굽혀서 앞으로 다가오며 그 가슴 속 켜지는 불로 애기의 발부리를 지키고 어머니가 두 팔 벌려 돌아온 애기를 껴안으시면 꽃 뒤에 꽃들 별 뒤에 별들 번개 위에 번개들 바다의 밀물 다가오듯 그 품으로 모조리 밀려 들어오고 애기야 네가 까뮈의 이방인(異邦人)의 뫼르쏘오같이 어머니의 임종(臨終)을 내버려두고 벼락 속에 들어앉아 꿈을 꿀 때에도 네 꿈의 마지막 한 겹 홑이불은 영원(永遠)과 그리고 어머니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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