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에
석우 윤명상
이제 막
고개 내민 시월은
아직은 푸릇한 청춘이다.
시월의 첫날,
부리나케 쏟아내던 가을비가
은행잎을 노랗게 물들이기에는
섣부른 추파였기에
그저 눈물처럼 흘러갔을 뿐.
몇 차례
눈물을 더 뿌리고 난 다음에야
시월은 비로소
자신의 고운 모습을 보여 주겠지.
하늘을 더 높이 밀어 올려
푸른 바다처럼 펼쳐놓고
그 위에 돛단배 띄우는 계절이어야
시월의 멋, 아니겠나.
그렇게 시월은
비를 맞으며
가을로 영글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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