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탕에서
/ 석우 윤명상
누구나 아이가 되는
순수하고 자유로운 곳.
온탕 열탕 냉탕에
작은 한증막이 구색을 갖춘
늙은 동네 목욕탕에는
나이와 직분의 계급장을 뗀
아이들이 물장구를 친다.
눈치 없는 공간은
그 옛날, 아담과 하와처럼
원초적인 에덴으로
회귀를 꿈꾸는지도 모른다.
에덴을 벗어나는 순간
체면의 옷을 입고
눈칫밥을 먹으며
낯가림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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