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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허물을 벗다 - 윤명상

by 石右 尹明相 2019. 9. 3.




가을, 허물을 벗다

/ 석우 윤명상

 

하늘이 높아지며

선선해지던 차에

세차게 가을비가 내린다.

 

허물을 벗을 때마다

몸집이 커지는 뱀처럼

가을도 커지려고

허물을 벗는가 보다.

 

비가 그치면

하늘은 더 높아지고

하늘색은 더 짙어지겠지.

 

그렇게 가을도

제 몸에 맞는 옷으로

갈아입으려

빗물에 허물을 벗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