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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꽃은 말이 없었다
/ 석우 윤명상
학교 운동장 옆으로는
철조망이 둘려져 있다.
교문으로 나오지 못한 장미는
울타리 사이로 손을 내밀어
지나는 사람들에게 친한 척을 했다.
한 여인이 지나다가
철조망에 매달린 장미를 보고
철조망보다 더 억센 손을 내밀었다.
장미는 부러진 채
꺾다가 꺾이다가 꺾어지다가
철조망에 매달리고 말았다.
여인은 돌아섰고,
부러진 장미꽃들은 울타리에 걸린 채
여인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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