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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좌편향을 버렸는가?

by 石右 尹明相 2009. 5. 14.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좌편향을 버렸는가?

 안희환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의 회장으로 김삼환 목사님이 취임하셨을 때 약간의 놀라움이 있었습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성향이 전혀 다를 것 같은 김삼환 목사님이라고 판단하였기에 놀랐던 것이며 그나마 약간 놀란 것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의 회장이 교단마다 돌아가면서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관례이기에 순서가 되었나보다 하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김삼환 목사님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의 회장이 되신 후 자유기고가인 이근미씨가 인터뷰를 하였습니다. “左派的(좌파적) 성격의 집회가 열릴 때마다 NCCK가 늘 앞장섰는데 요즘은 어떻습니까?”라는 질문에 김삼환 목사님은“NCCK가 좌편향이었던 적이 있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균형감각과 중용을 중시하는 中道(중도)성향으로 접근한 걸로 봅니다”라고 대답하였습니다.

 

김삼환 목사님이 교계에 가지고 있는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내에서도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으리란 자신감이 뒷받침되어 그와 같이 대답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상황 파악을 바로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라고 하는 단체가 결코 쉽게 자신의 색깔을 바꿀 수 있는 단체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보수 교단을 영입한 후에도 자체가 가지고 있는 고유한 방향성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 자세한 내용들을 제가 구체적으로 열거하지 않아도 우리나라에 여러 사안들이 등장할 때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보여준 반응과 태도를 확인해보면 제가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파악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가장 가까운 경우는 광우병 파동 때 촛불 시위자들을 향해 어떤 태도를 보였으며 그때 수배를 당하던 이들에게 어떤 반응을 보였는가 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후에 다룰 계획임).

 

연초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의 신년예배에서 김삼환 목사님은 그분 특유의 스타일로 설교를 하였습니다. 만약 김삼환 목사님의 기대대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좌편향에서 벗어난 것이 확실하다면 김목사님의 설교에 나름대로 좋은 반응을 보일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관계자들이나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가진 본래의 정체성을 지키고자 하는 이들의 입장에서 김삼환 목사님의 설교는 거슬리는 내용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김창규씨는 [NCCK 신년예배 설교 “새로운 은혜” 문제 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감삼환 목사님의 설교와 그에 대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신년예배에 참석한 사람들의 반응에 대해서 아래와 같이 쓰고 있습니다.

 

도대체 한국 사회에 대해서 정말 아무런 할 말이 없는가?

 

지난 5일 한국기독교 백주년 기념관에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주최로 열린 신년 예배와 하례회가 열렸다. 이날 예배는 한국 교회의 에큐메니칼 운동을 대표하는 많은 사람들이 참석하여 하나님의 평화와 생명, 정의를 목마르게 기다리는 심정으로 함께 기도하며 하나님의 뜻을 찾는 자리였다.

 그런데 그 자리에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회장의 설교는 참석한 많은 이들에게 대단히 실망스런 내용이었다. “새로운 은혜”라는 제목의 설교는 거의 대부분이 암투병과 그를 고치는 이야기에 할애되었다. 회중의 냉담한 반응 때문이었는지 설교자는 아멘이 나오지 않는 것을 탓하기도 하였다.

이날 참석자 중에는“구역예배 설교 듣는 심정이었다”느니,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의 앞날이 걱정스럽다”고 어두운 표정을 짓는 사람이 많이 있었다.

 우리는 그동안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가 몰역사적 한국교회의 빗나간 신앙을 바로 잡기 위해 헌신해 온 역사를 기억하고 있다. 그런데 2009년 신년, 어느 때 보다도 엄중한 역사적 시점에서 드려진 신년예배에서 들려진 말씀이 그 어떤 역사적 소망도,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수많은 암적 요소와 그에 대한 치유와 극복에 대한 언급도 없이 추상적 희망과 덕담으로 일관했다는 것은 대단히 무책임한 몰역사적 태도라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2009년 신년, 오늘 교회가 선 자리는 어디인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소속 교단의 성직자와 청년이 강제 연행을 당하고, 수많은 시민과 사회단체들이 권력의 일방적 독주에 대해 비명을 지르고 있지 않은가? 전대미문의 경제적 위기 속에서 사회적 약자들의 신음이 하늘을 찌르고 있지 않은가? 언론이 총파업을 하고. 국회는 여야 극한 물리적 대치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그동안 한국 에큐메니칼 운동이 그토록 많은 희생을 치르면서 이룩한 민주와 평화의 가치가 본질적인 위협을 당하고 있다는 위기감이 점점 깊어가는 가운데 우리는 새해를 맞고 있다.

이런 2009년 새해, 교회는 개인적 질병의 치유만으로 그 복음의 사명을 다할 수 있는 것인가?

심리적 위로와 미사여구 식 덕담으로는 결코 오늘 한국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를 치유할 수 없고, 위기 속에서 고통 받고 있는 국민들에게 참된 복음을 전할 수도 없다. 우리가 한국기독교회협의회 회장의 새해 설교를 비판하고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의 분발을 촉구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이다.

 

김삼환 목사님이 위의 글을 읽었는지는 확인해보지 않았습니다. “회중의 냉담한 반응 때문이었는지 설교자는 아멘이 나오지 않는 것을 탓하기도 하였다”하는 내용이 있는데 이제라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의 분위기가 김목사님 자신에게 우호적이지만은 않다는 것을 인식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분명한 것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여전히 변하지 않았으며 변했다고 생각하는 김목사님이 착각을 하고 있다고 밖에 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보수교단을 영입하는 데(기하성도 영입)는 두 가지 포석이 있습니다. 하나는 세력의 확대입니다. 가뜩이나 한기총에 밀리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교단을 영입함으로써 세를 확산하고자 하는 목적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또 하나는 재정의 공급입니다. 어차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라고 하는 것이 자체적으로 재정을 만들어낼 수 있는 단체가 아니기에 재정을 채울 방안을 마련해야 했고 그 대안으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의 성향과 다른 교단들도 받아들임으로서 재정의 열악함을 해소하고자 한 것입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의 입장에서는 궁여지책으로 그와 같은 결정을 했겠지만 김삼환 목사님처럼 자신만의 목소리를 내면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의 본래 입장을 분명히 드러내지 못하게 되는 상황에 당혹한 진보 인사들이 많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또 한 면에서 보면 김삼환 목사님처럼 변하지도 않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를 변했다고 생각하여 가입함으로써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에 힘을 실어주는데 활용되고 있다고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지금 기독교 대한 성결교회에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가입에 대해 찬성하는 이들은 그곳에 가서 나름대로 역할도 감당하면서 교단의 입장에 어긋나지 않게 움직이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되도록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결국은 힘이 다 빠져나가고 있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를 살려주면서 동시에 자신의 정체성과 다른 목소리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목소리를 낼 때 그것에 힘을 실어주는 결과를 초래할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