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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뱅우주론은 창조 뒷받침하는 우주모델

by 石右 尹明相 2009. 9. 24.



빅뱅우주론은 창조 뒷받침하는 우주모델



허블이 윌슨 천문대에서 연구를 시작한 1920년대만 해도
일반인들은 은하의 개념조차 이해하지 못했다.
우주의 기본 단위라고 할 수 있는 은하에는
태양과 같은 별들이 1000억개나 모여 있다.
그런 은하가 천문학자들이 지금까지 파악한 것만 해도 1000억개에 달한다.
우리 은하는 이렇게 수많은 은하 중 하나에 불과하다는 것이
허블의 관측에 의해 확인됐다.

특히 모든 은하가 지구로부터 멀어지고 있다는 것도 발견됐다. 뿐만 아니라 더 멀리 떨어진 은하는 더 빠른 속도로 멀어져 은하의 후퇴 속도와 거리와는 정비례 관계가 성립한다는 것도 관측됐다. 이른 바 허블의 법칙이다. 사람들은 허블의 이런 발견을 또 하나의 코페르니쿠스적 혁명이라고 불렀다.

허블의 법칙은 우주가 급격히 팽창해왔음을 의미한다.
밤하늘을 샅샅이 감시하는 천문학자들은 이 법칙에서 우주의 시작,
즉 ‘태초의 우주’를 설명할 수 있는 단서를 확보했다.
그리고 그들은 이렇게 우주의 시나리오를 써내려갔다.

“만약 우주 팽창 과정을 필름에 담아 다시 거꾸로 돌리면
 지금까지 팽창하는 우주속의 은하들은 반대로 수축하는 우주 속에서
 서로 가깝게 접근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결국 우주의 모든 은하는 한 점(작은 구)에 모이는 ‘특이 상황’이
 발생하게 될 것이다”

벨기에의 천문학자이자 우주론자인 조르주 르메트르는
이 한 점을 ‘원시 원자’라 불렀다.
처음으로 이런 아이디어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허블의 관측을 기초로 유추해낸 이런 시나리오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과
현대 물리학이 결합돼 표준 우주 모델인 빅뱅우주론(대폭발우주론)을 탄생시켰다.
우주를 구성하는 모든 것은 한 점에서 출발됐으며 그 점이 바로 빅뱅우주론이
말하는 우주의 시작이라는 것이다. 이것이 ‘태초의 우주’다.

초기 우주는 아주 작고 초고온 고밀도 상태다.
물질과 전자기파가 방출되는 복사는 온도와 밀도가 낮을 때보다 뜨겁고
높을 때 일할 수 있는 능력이 크다.
이 상태는 마치 정자와 난자가 수정돼 자궁에 착상한 배아와 비슷하다고 볼수 있다.
어떤 물리학자는 이를 우주의 씨앗이라고 불렀다.
당시 배아의 온도와 밀도는 지금도 팽창하는 광활한 우주를 만들어내는
능력의 원천이라고 할 수 있다.

빅뱅우주론에 따르면 한 점에서 출발한 배아 우주의 온도는
섭씨 10의 30승도(1 뒤에 0이 30개가 붙은 숫자)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만약 이 배아에서 한 삽 정도 파서 무게를 달아보면 지구와 비슷할 것이라고
천문학자들은 설명한다.
우주가 한 점으로 압축돼 있기 때문이다.
한 점에서 빅뱅이 일어난 후 우주는 1000억 분의 1×1조×1조초 후에
급격하게 팽창했을 것이란 게 이론 물리학자들의 설명이다.
‘초팽창’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초팽창 동안 우주는 1차함수가 아닌,지수함수로 팽창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 과정에서 미세한 물질의 요동이 증폭돼 훗날 은하와 은하단을
탄생시켰다는 것이 천문학자들의 견해다.

우주의 씨앗인 한 점이 폭발(빅뱅)했다는 것에 대해 많은 이들은
수소폭탄과 같은 위력적인 폭발을 연상하곤 한다.
엄청난 진동과 폭발음에 휩싸여 순식간에 퍼져나갔을 것으로 상상한다.
빗나간 상상이다. 빅뱅우주론이 말하는 우주 팽창은 공간의 팽창 그 자체다.
수소폭탄은 이미 확보된 넓은 공간에서 폭발하기 때문에 폭발에 따른
여파가 대단하지만 빅뱅은 순수하게 공간의 팽창이 뒤따랐을 뿐이다.
빅뱅 이전에는 공간도 시간과 물질도 존재하지 않았다. 무(無)의 상태였다.

빅뱅이 시작되면서부터 시간 공간 물질이 ‘갑자기 함께’ 창조됐다는 것이
빅뱅우주론의 핵심이다.
빅뱅으로 인해 시간이 흐르고 물질이 창조되고 공간이 생겨나게 됐다는 것이다.
빅뱅 당시 한 점은 시간과 공간,그리고 물질이 뒤섞여져 있는 상태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빅뱅 직후의 우주는 혼돈과 공허의 상태(창 1:2)였을 것으로
천문학자들은 보고 있다. 성서기자는 당시 상황을 이렇게 적고 있다.
“…흑암이 깊음위에 있고…”(창 1:2)

현재 빅뱅우주론은 천문학적 여러 관측 증거들로 인해 의심하고 싶어도
도저히 의심할 수 없는 단계에 이미 와 있다.
빅뱅우주론이 예측했던 대로 빅뱅 후 대략 38만년이 흐른 뒤 출현했을 것으로
보이는 ‘태초의 빛(창 1:3)’이 관측됐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빅뱅우주론은 태초(창1:1)에 우주의 창조(창 1:1)가 있었다는
엄청난 비밀을 말해주고 있다.
결국 태초에 시간 공간 물질이 신에 의해 창조됐음을 암시하고 있는 것이다.

빅뱅우주론은 ‘왜 갑자기 무에서 유로 전환됐을까’에 대한 의문에
아직도 속시원한 대답을 하지 못하고 있다.
분명한 것은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의 우주를 여행하듯
천체 망원경을 사용해 천문학자들은 태초의 빛을 넘어
그 이전의 우주까지 들여다보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빅뱅우주론이 암시하는 것이 창세기의 우주관과 너무나 흡사하다는 것에
불만을 가진 무신론 천문학자들은 허블의 관측도 설명하면서
태초의 창조사건을 필요로 하지 않는 우주모델을 내놨다.
1952년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의 호일을 비롯한 3명의 천문학자가 제시한
정상상태우주론이 그것이다.

이 이론에 따르면 우주는 시간과 공간이 무한하고 과거와 현재가
동일한 모습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고대 그리스 자연철학자들의 사상을 계승한 것이다.
공간이 무한하기 때문에 그 공간을 채우기 위해 물질이 끊임없이 생성되고
그로부터 새로운 은하들이 계속 형성된다는 주장이다.

따라서 우주는 예나 지금이나 항상 같은 모습을 유지하며 공간적으로도
모든 지점에서 우주는 거의 동일하게 보인다는 것이다.
정상상태우주론은 빅뱅우주론과 한동안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으나
빅뱅 후 태초의 빛 등이 관측됨에 따라 천문학사의 ‘언저리 이론’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그렇다면 우주의 한 점은 지금으로부터 얼마전에 시작됐을까.

△ 이영욱 교수(연세대 천문우주학과·NASA 갤렉스 미션 공동연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