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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교육의 문제 - 아이보다 더 아픈 엄마들을 위하여

by 石右 尹明相 2010. 2. 1.

 

 

아이보다 더 아픈 엄마들을 위하여

연세의대 정신과 신의진


  한국 사회를 다른 나라와 구분할 수 있는 문화적 특징 중

 하나는 부모들이 자녀에 대한 교육열이 무척 높다는 것이다.

 필자는 외국에서 유학을 한 적도 있고,

 또한 전공 영역이 아동의 발달에 대한 부분이므로

 이에 대한 문화에 따른 차이를 연구할 기회가 많다.

 어느 나라에서나 부모들이 자녀를 사랑한다는 점은

 동일하나 우리처럼 학습을 강조하고 자녀를 잘 가르치기

 위해 부모가 많은 희생을 하는 나라는 드물다.

 물론 이런 부모의 희생 덕분에 우리나라의 인적 자원의

 수준은 높은 편이며 그 결과 “한강의 기적”이라고 불리는

 급속한 경제 성장이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요즘은 이러한 부모의 자녀교육에 대한 열의가 너무 인지 교육으로만 치우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는 듯하다.

 특히 과거 우리가 자랄 때 보다 훨씬 어린 나이부터 문자 습득 등 학습 자극에 노출되고 있다.

 각종 광고에서도 “어린이는 무한한 잠재 능력이 있으므로 어릴 때부터 학습적 자극을 접하면

 누구나 똑똑한 아이가 될 수 있다”라는 점을 강조한다.

 조기교육이란 이름이 일반인들에게 조기 인지교육, 영재교육 등의 개념과 거의 동일하게 사용되며,

 이런 흐름을 따르지 못하는 부모의 자녀는 뒤쳐지는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

 옆집 아이는 벌써 글을 읽고 영어도 하는데 우리 아이는 아직 놀기만 한다며 불안해하는

 젊은 어머니들을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다.

  몇 살부터 공부를 가르쳐야 하는가에 대한 해답을 명쾌하게 줄 수 있는 결정적 과학 자료는

 아직 없다.

 다행히 최근 10여년 동안 유아들의 뇌 발달에 관한 과학적인 지식이 축적되어,

 어린이의 뇌는 어른보다 빠른 속도로 구조와 기능의 발달이 이루어지고 있어

 어린 시절의 경험이 몹시 중요하다는 점이 강조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결과가 어린 시절에 많은 학습을 시키면 영재가 된다는 식으로 응용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또한 만 6세 미만의 시기는 인지 발달 뿐 아니라 정서, 사회서으이 발달, 기본적 인격 형성 등의

 측면도 몹시 중요하다.

 따라서 너무 인지 교육에만 치우치면 다른 발달 과정이 상대적으로 소홀해지거나,

 극단적인 경우 다른 영역의 발달 문제까지 초래할 수 있다.

  불행히도 요즘 부모님들은 차근차근 이성적으로 진정 내 아이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판단하기보다는 남이 한다니까 우리 아이만 뒤쳐질까 하는 걱정에서 무조건 남이 하는 대로

 쫒아가는 경향이 강하다.

 하지만 모든 아이들은 마치 우리의 생김새나 성격이 모두 다른 것처럼 발달해 나가는 속도나

 개성도 각기 다르기 때문에 획일적인 학습자극은 부적절한 경우가 많다.

 “왜 우리 아이는 책에 흥미가 없는 걸까?”, “왜 글자를 빨리 외우지 못할까”,

 “왜 영어를 싫어할까” 등의 염려는 부모들의 불안에서 기인하는 경우가 흔하다고 본다.

  이런 상황이라면 발달이 다른 아이보다 천천히 이루어지는 대기만성형의 아이들이 상처를 입고

 잠재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어 손해를 보게 될 것이다.   

   따라서 이제 부모들은 가슴으로만 아이를 기를 것이 아니라 지혜로운 이성이 필요하다.

 즉 아동의 발달에 관한 과학적인 지식을 정확히 알고, 또한 자신의 아이에 대해 객관적인 눈으로

 평가하여 아이에게 알맞은 교육을 택하는 능력을 길러야 할 것이다.

 이런 것들이 너무 부담이 된다면 그냥 아이가 좋아하고 즐거워하는 것들을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은 배움의 장면에서 무척 적극적이고 새로운 것을 배워나가는 호기심은 거의 본능처럼

 강하기 때문에 가만히 내버려둬도 스스로 알아서 세상을 배워나갈 수 있다.

 부모는 곁에서 아이가 위험하지 않게 보호하며 아이 스스로가 배워나가도록 좋은 환경만

 조성하면 되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는 오히려 우리 예전의 양육환경이야 말로 아이 스스로 시행착오를 통해 세상을

 배워갈 수 있었던 좋은 터전이었다고 볼 수 있다.

 우리 부모의 성급한 조급증을 다스리고 느긋하게 아이 스스로가 세상을 배워나가는 것을

 곁에서 지켜보는 지혜가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라 생각된다.  

  본 고에서는 조기교육 열풍 뒤에 가려서 아이들보다 더 불안하고 조급한 부모들에게

 조기교육이 아이들의 정상 발달에 비치는 영향을 자세히 알려서 조기교육에 연연해하지 않고

 진정으로 자녀를 기르는 기쁨을 누릴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  


   1. 조기 과잉 인지교육이 아동의 정상 발달에 미치는 영향

 

 조기과잉 인지교육으로 인한 발달병리를 논하기 전에 먼저 이에 대한 정의와 정상 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논하는 것이 필요하다.

 현재 한국에서 행해지는 유아 대상의 조기인지 교육은 "아동의 발달에 부적절한 환경적 자극이

 아동의 동기와 무관하게 가해지는 것"으로 정의될 수 있다.

 현재 흔히 행해지고 있는 조기 인지의 형태는 비디오나 카드, 책 등의 교재를 통한 영어 학습,

 한글 및 숫자 공부로서 시각적 암기를 통한 것이 주된 학습 형태이다.

 이외에도 시공간적 인지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각종 다양한 교구들와 예체능 교육이

 행해지고 있다.

 과연 이러한 조기 인지적 자극들이 성장이 활발할 유아들의 두뇌 발달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심리적인 발달에는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알아보는 것은 몹시 중요하다.

 

 1) 두뇌 발달에 미치는 영향

   우리 인간의 두뇌는 태어날 때부터 어른과 유사한 기능을 할 수 있는 다른 장기와는 달리

 자라면서 구조와 기능의 변화가 계속되어 사춘기가 지나야 어른과 유사하게 된다.

 즉, 두뇌 발달은 적어도 생의 초기 약 만 4-5세까지는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의미이다.

 많은 아동 발달 연구의 결과에 의하면 어린 시절 뇌 발달에 부모를 비롯한 사람과의

 상호작용이 필수적이라고 한다.

 이런 직접적 상호작용에 의해 두뇌 발달이 촉진되면서 향후 살아가는데 필수적인 사회성 발달,

 정서 발달, 인지 발달 등이 이루어지게 된다.

 하지만 이 시기에 직접적 사람과의 상호작용 대신 문자를 비롯한 학습 형태의 지적인 자극을

 많이 접하게 되었을 때 두뇌 형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정확한 연구 결과는

 없는 실정이다.

 사실 아동들은 발달 시기마다 이해를 할 수 있는 지적인 자극이 어느 정도 한정되어 있다.

 예를 들어, 동그라미, 세모, 네모를 인지하여 그릴 수 있는 능력이 아동의 발달 연령에 따라

 가능하므로, 오히려 이런 능력을 이용하여 아동의 지적인 발달 정도를 평가하기도 한다.

 정상적인 지능을 지닌 아동이라면 어느 시기에 어느 정도의 지적인 자극을 소화해 낼 수 있다는

 연구들은 이미 많이 이루어져 있다.

 유아기에는 주로 직접 만지고 듣고 탐색하면서 주변 환경에 대한 학습이 일어나는 수준의

 지능을 가진다.

 특히 Piaget의 인지 이론에 의하면 생후 1세 이전에는 직접적 감각적 경험이 없이는

 사고가 불가능하고 2-3세부터 상상력이 가능해진다고 본다.

 즉 영유아기에는 직접적 경험이 가장 아동의 발달 수준에 맞는 지적 자극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학령기에 이르러서야 집합개념 등의 논리적 사고력이 가능하며 만 10-11세가 되어야

 완전히 추상적 사고가 가능해진다고 Piaget는 밝혔다.

 이는 아동의 두뇌 발달이 이루어지면서 아동은 스스로 주변의 자극을 탐색하여 지능이

 개발된다는 의미이다.

 아무리 주변에서 고난이도의 지적 자극을 미리 주어도 아동은 일정한 수준의 발달 단계에

 이르러서야 그 자극을 소화해 낼 수 있다.

 요즘 유아의 조기교육이 붐을 이루는데, 부모들은 이런 과학적 사실을 토대로

 아동의 발달에 적합한 인지 자극을 주고 있는지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것이다.

   어린 시절 아동의 발달 보다 훨씬 앞선 인지자극이 조기에 주어였을 때 과연 아이의 뇌 발달이

 촉진되어 후천적인 영재로 발달할 것인지, 아니면 타고난 잠재 지능을 개발하는데

 오히려 방해가 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확답을 내릴 수 없다.

 하지만 과잉으로 아동의 발달보다 훨씬 앞지른 인지 자극이 조기에 주어지게 되면,

 그 시기에 적절히 발달해야 할 다른 인지 발달, 정서발달, 사회성 발달 등의 영역이

 제대로 발달할 기회가 부족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의 뇌 발달 연구들에 의하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라는

 뇌의 부위가 줄어들고 기억력이  감소한다고 한다.

 과잉 조기 교육에 의해 정신적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되면 오히려 기억력이 떨어지는 아이로

 자랄 수 있다는 이야기다.

 향후 인간의 뇌 기능과 그 발달에 대한 연구들이 진행되면 보다 과학적으로 아동에게

 적합한 인지 자극에 대한 논의가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아직 과학적인 검증이 없이 어린 아동에게 많은 학습 자극을 주는 것이 부작용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면 오히려 별로 문제가 없었던 예전의 육아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더욱 현명하리라 생각된다.   


   2) 아동의 학습동기 및 창의성에 미치는 영향

   모든 아기는 태어날 때부터 주변의 새로운 자극에 호기심이 많고 새로운 것을 자기 것으로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mastery motivation을 타고난다.

 어쩌면 우리 인류는 이런 본능을 타고났기 때문에 굳이 누가 가르치지 않아도 스스로 환경을

 개척해나가는 능력이 뛰어나다.

 따라서 아기 때부터 수동적으로 주어지는 지적인 자극들은

 아이들의 타고난 mastery motivation을 줄여 향 후 배움에 있어 지극히 수동적인 아동으로

 자라게 할 가능성이 높다.

 주로 수동적 자세로 텔레비전 시청 많이 한 초등학생들의 읽기 능력이 저하되고

 사고력이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들은 이런 생각을 간접적으로 지지한다.

  또한 아동기의 인지 특성에 의하면 이 세상을 자기 나름대로 해석하고 사고할 수 있는 능력이

 뛰어난데 이런 능력이 창의력과 연관이 된다.

 이런 시기에 기존의 틀에 맞추는 암기 위주의 조기 교육은 아동의 이런 창의성을 감소시킬

 위험이 높다.

 또한 이러한 창의성은 아동이 성장하여 각 분야의 전문가가 되었을 때야 나타나기 때문에

 어린 시절에는 눈에 두드러지지 않으므로 많은 부모들이 쉽게 간과를 하게 된다.

 대부분의 부모님들은 어린 아이가 글을 읽거나 숫자를 세거나 하면 똑똑한 것으로 생각하지만

 사실 어릴수록 상상력과 사고력이 뛰어난 아동이 진정으로 똑똑한 아이로 판단된다.

 글을 읽거나 수를 세는 것은 단순한 암기력이 있는 경우 가능하며 특히 사회성 발달이 많이

 지연되는 유아들이 주변 사람들보다는 이러한 기호에 관심이 많아 오히려 천재가 아닌가하고

 오해를 받아 영재교육을 받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런 아동들은 뜻을 모르고 암기하는 경우가 많아 오히려 언어이해나 사회적 인지가

 떨어져 인지 발달의 불균형으로 인해 나이가 들수록 학습 능력이 저조해질 가능성이 크다.  

   

   3) 정서 및 사회성 발달에 미치는 영향

  어려서 간접적인 경험, 예를 들어 텔레비젼이나 비디오를 많이 시청한 아동들은

 사회성 발달에서 타인 지향적 관점보다는 자기지향적 관심의 성향이 높다고 한다.

 즉 세상을 남의 입장에서보다는 자신의 관점에서 주로 보기 때문에 사회성이 결여될 수 있다.

 또한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는 능력이 떨어져 친사회적(prosocial) 도덕성 발달도 지연된다고

 한다.

 그리고 부정적 감정에 노출되었을 때 이를 조절하는 능력이 떨어지고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는

 능력도 저하된다고 한다.

  현재 우리 사회에서 주로 시행되는 조기 교육도 카드 혹은 그림을 보여주거나 책을 읽거나

 비디오를 시청하는 등의 형태로 진행되고 있는데 이러한 자극들도 주로 감정이 교환되는

 직접적 상호작용보다는 간접적인 지적 자극만이 주로 교류된다.

 따라서 자기중심적이고 타인의 감정에 대한 공감능력이 발달할 수 있는 기회가 부족하여

 도덕성 발달과 사회성 발달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또한 어려서부터 학원 등에서 다른 친구들과 비교되는 경험을 많이 하거나 능력 이상의

 지적 자극을 소화해 내도록 요구된다면 이 또한 아동에게 정신적 스트레스를 주게된다.

 이런 아동들은 자신감의 저하, 수행에 대한 두려움 등으로 인해 정서적인 안정감이 부족하여

 성장 후에도 스트레스에 대한 인내력이 떨어지게 된다. 

  특히 요즘 학령기 아동들 사이에 집단따돌림 현상이 심각한데, 이 현상은  무엇인가 나와는

 다른 특성을 보이는 친구들을 따돌리고 놀리는 일종의 공격적 행동이다.

 아동들이 이렇듯 공격적인 성향을 많이 보이는 원인으로 조기인지교육으로 인한

 지나친 경쟁심과 정신적 스트레스가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어린 시절에 자유롭게 지내지 못하고 지나치게 틀 속에 얽매이게 되면 자율성이 박탈되고

 이로 인한 불만이 공격적인 행동으로 나타나게 된다.

 과잉조기학습은 어린 아동들의 자유로운 사고를 구속함은 물론 자율성까지 침해하게 되어

 궁극적으로 아동에게 공격적인 성격을 지니게 하는 심각한 부작용이 따를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2. 조기인지 교육과 관련된 발달병리적 문제

 

  조기 인지 교육과 관련된 발달병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1) 원하지 않는 환경적 자극을 과도하게 받음으로서 발생하는 스트레스와 관련된 병리,

 2) 상이한 대로 정상적인 인격발달이 저해됨으로서 발생하는 병리,

 3) 과도하게 한쪽으로 치우친 인지 자극이 유아의 두뇌에 가해졌을 때 발생하는 인지 관련 병세,

     세가지로 나누어 논의하는 것이 편리하다.

 

  1) 스트레스와 관련된 유아의 정신병리

  조기 인지교육은 조기 인지교육은 아동의 의지에 상관이 없이 발달에 부적절한 학습 자극이

 가해지는 것이므로 유아들에게 정신적 스트레스를 야기할 수 있다.

 최근의 뇌 과학이 발달되면서 어린 시절의 정신적 스트레스는 두뇌 발달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쳐

 성인이 되어서도 여러 가지 정신적 문제를 야기한다는 연구 결과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연구의 일환으로 아동 학대나 방치에 의한 정신적 외상이 아동의 신경학적(neurological)

 수준에서 발달과정에 있는 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는 흥미롭다.

 뇌의 발달은 생물학적인 유전인자와 어린시절의 초기 경험이 상호 작용하여 조절된다.

 아동학대에는 관리소홀, 신체학대, 성적 학대, 정서적 학대-위협적인 행동이나 폭력에 대한

 목격- 등이 포함된다.

 이와 같은 초기 어린시절의 나쁜  경험들은 외상후스트레스의 위험 인자임과 동시에 원인이다.

 또한 어린시절 학대를 경험한 아동들이 행동, 인지, 정서적 조절에서 지연 또는 결핍을 보일 수 있다.

 아동들의 뇌 발달은 신체적, 인지적, 정서적 발달에 발맞춰 이루어진다.

 특히 생후 6개월에서 3세에 걸쳐 대뇌의 주요한 가지들과 연결되는 뇌량(corpus callosum)을

 포함하여 수초화(myelination)의 극적인 증가가 일어나며 이것은 20대까지 지속된다고 한다.

 또한 피질하 회백질(subcortical gray matter)과 변연계(limbic system)는 20대까지 부피가

 활발하게 증가한다고 한다.

  실행적 인지기능과 내, 외부적 동기에 대한 구별 능력을 담당하는 전전두엽(prefrontal cortex)는

 20대까지 계속 발달한다.

 극단적인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은 사람에게서 진단할 수 있는 외상후 스트레스장애의

 병인론(pathophysiology)에 대한 연구 중, 생물학적(biological) 모델은 정신적 외상으로 인한

 생리적, 신경생물학적 변화라는 측면에서 많이 제시되어 왔다.

 외상 당한 베트남전 퇴역군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cortisol의 감소와 norepinephrine의

 증가를 보고하였고, 임상군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hypothalamic-pituitary-adrenal axis

 (이하 HPA axis)의 과활성과 증상이 관련있다고 보고한 바 있다.

 어린시절의 정신적 외상에 관한 연구도 많이 행해졌는데, Rosen과 Fields는 어린시절 초기의

 극심한 스트레스를 경험한 사람들에게서 noradrenergic 체계에 장기적인 변화가 올 수 있다고

 보고하였다.

 또한, 신체적, 성적으로 학대받은 아동들에 관한 예비적 연구에서는 뇌의 norepinephrine과

 dopamine 분비의 변화를 보고하였고, stress에 의해 변화된 norepinephrine/cortisol ratio가

 뇌의 변화를 야기할 수 있다고 제안되었다.

 그 외, 학대받은 아동들을 대상으로 한 뇌파연구에서

 좌측 대뇌피질 분화(left cortical differentiation)의 결핍에 기인한 좌측 대뇌반구의

 응집성(coherence) 증가와 뒤바뀐 비대칭성(reversed asymmetry) 양상을 보고된 바 있다.

 1997년 Stein등은 어린시절 성학대를 당한 피해여성들의 자기공명영상(MRI) 연구에서

 좌측 해마(hippocampus)영역의 부피가 감소되어 있음을 보고하기도 하였는데,

 이러한 결과는 학대와 관련된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들에서 이미 보고된 바 있다.

 이러한 여러 연구결과들이 시사하는 바는 외상후스트레스장애에서는 정신적 외상에 의해

 생물학적인 변화가 유도되고 뇌의 구조적 변화(structural change)까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 아동학대나 방치와 같은 병적인 양육환경이 아동의 두뇌 발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가에 대한 직접적인 연구는 아직까지는 시작단계에 머물러 있다.

 영아기에 엄마와 분리(separation)된 이후 나타나는 생리적 변화에 대한 연구에서 분리된

 직후에 심박동 증가, cortisol과 catecholamines의 증가를 보이다가 분리의 지속으로

 절망기(despair phase)가 되면 체중감소, 수면장애, 체온감소, 심박동 감소,

 성장 호르몬의 감소, T-cell 활성 감소 등의 변화를 보고한 바 있다(Hofer, 1984).

 또한, Hofer(1984)는 정상적인 엄마-영아 상호작용에서 생물학적 숨겨진

 조절기(hidden regulators)가 있어 작용을 하는데 엄마와 분리가 될 경우 영아의 조절기 작동이

 비정상적으로 되어 초기발달에 영향을 준다고 보고하였다.

  상기 연구들을 종합해보면 유아기에 조기인지 교육을 강압적으로 시행하는 것은

 아동 신경회로에 스트레스 관련 부분의 조절력에 손상을 주고 심지어 면역 기능,

 기억력 저하 등의 문제까지 야기할 수 있으므로 심각하게 받아들여져야 할 사항이다.  

 

   2) 사회성 및 정서 발달, 인격발달과 관련된 정신병리

    상기한 바 과잉조기 인지교육은 유아의 정서적 발달과 사회성 발달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3. 결  론


  현재 영유아 때부터 시작되는 타율적 조기 인지교육이 아동의 여러 가지 정상발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과학적 연구가 절실하다.

 아동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지에 대한 고려가 없이 단순히 남이 하니까 안 하면 뒤쳐질까

두려운 마음에 많은 부모들이 경제적 부담을 안고 조기 인지교육을 시키는 것이 현실이다.

 학자들은 이런 추세로 가면 미래 우리의 국가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금치 못하고 있다.

 다시 한번 조기 인지교육에 대해 각 부모들이 올바른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사회적 홍보와 교육이 절실하며 국가적, 사회적 차원에서도 심사숙고 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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