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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南美 가톨릭, 때아닌 性추문 비상

by 石右 尹明相 2010. 3. 18.

 

 

유럽 각국 강타한 성추행,

 브라질 몬시뇰까지 번져…


교황 "아일랜드人에 사과"

최근 가톨릭 성직자들의 아동 성추문 사건이 유럽을 넘어 남미(南美)로까지 확대되면서 파장이 크다.

사건 발생 이후 공식 언급을 자제해온

교황 베네딕토(Benedict) 16세는 17일 침묵을 깨고

"아일랜드인에게 사과 내용을 담은 서신을

전달하기로 했다"고 AP가 전했다.

그는 "모두가 마음을 열고 신앙의 힘을 믿고

                                                         (서신)내용을 읽어 볼 것"을 당부했다.

가톨릭 교회 성추문은 올 초 독일에서 시작돼 아일랜드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등 유럽 국가를 강타한 뒤 대서양 건너 브라질로 번졌다. 첫 성학대 사건은 지난 1월 독일 베를린의 예수회가 운영하는 고등학교에서 불거졌다. 1970~1980년 사이 최소 2명의 성직자가 남학생들을 성추행했다는 일이 이번에 밝혀지면서 파문이 일기 시작했다. 바이에른주 레겐스부르크에서도 소년성가대에 성적 학대가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파문은 더욱 커졌다. 1964년부터 1994년까지 30년 동안 이 성가대를 이끌어온 성직자가 다름 아닌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친형 라칭어(Ratzinger·86)였다는 점 때문에 언론에 대서특필됐다.

네덜란드에서는 지난 9일 일간 데 텔레그라프가 1950년대 가톨릭 남자 기숙학교에 다녔던 60대 남성의 증언을 토대로 수녀들의 성추문을 공개하면서 교계가 발칵 뒤집혔다. 아일랜드에서도 1975년부터 2004년까지 가톨릭 성직자들의 성적학대 피해 사례 320건을 조사한 보고서가 작년 11월 공개되면서 지금까지도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성추문 사건에서 바티칸도 자유롭지 못했다. 영국 가디언은 지난 5일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의 성가대원 토마스 치네두 아이엠(29)이 교황을 보좌하는 안젤로 발두치에게 동성 매춘을 알선했다고 보도했다. 교황의 측근에서 일하는 성직자가 동성애자였다는 점 때문에 과거 바티칸에서 발생한 여타 성추문 사건보다 파장은 더 심각했다. 급기야 지난 12일에는 교황에게도 불똥이 튀었다. 교황이 1980년 뮌헨을 포함하는 교구의 대주교 재임 당시 11세 소년을 성학대 한 의심을 받아온 사제에게 '치료를 위한 교회의 집'을 제공한 것을 승인했다는 이유에서다. 1986년 이 사제는 미성년자 성학대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았는데 교황이 사건을 은폐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가톨릭 성직자 성추문은 남미의 대표적인 가톨릭국가 브라질로 이어졌다. 현지 방송 SBT는 16일 루이스 바로보사(82) 몬시뇰 등 3명의 성직자가 복사(服事·미사집전을 돕는 소년)를 성추행했다고 보도했다. 브라질 가톨릭 교회 역시 사제 3명의 연루 사실을 시인했으며, 바티칸은 이날 즉각 브라질 성직자 3명이 해임됐다고 확인했다.

가톨릭 성직자들의 성추문 사건에 대해 전문가들은 독신생활을 요구하는 규율 문제를 지적하기도 한다. 오스트리아 크리트프 숀브론 대주교는 "사제들의 독신주의가 성적 학대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하지만 교황청은 성직자의 독신주의와 성추문은 무관하다고 강조한다. 쥐세페 베르살디 로마 그레고리안교황청대학교(PGU) 교리법 심리학 명예교수는 "성적학대를 저지른 성직자들은 이미 오래전에 독신 의무를 저버렸음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말했다. 교황의 고국인 독일에서는 잇단 성추문 사건 발생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교황이 침묵하자 비난 여론이 등장했었다. 교황은 최근 사건에 대한 보고를 받고 깊은 낙심과 충격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입력 : 2010.03.18

조선일보 & 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