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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詩 같은 삶을 위하여
☞ 石右의 시방

푸껫 가는 길 - 尹明相

by 石右 尹明相 2015. 5. 19.


가는 길

/ 石右 尹明相


여행이라며

어둠 속에서 비행기에 올랐다.

희미하던 불빛마저 사라지고

앞서간 어둠을 따라

여섯 시간 반을 쫓아야

만나는 푸껫이란다.


비행기 천장에 붙어

온갖 애교를 떨던 화면이

잠시 푸켓 가는 여정을 보여준다.

고도 11,582m

시속 845km

외부온도 -45 ̊


누군가의 여행을 위해

비행기는 추위 속에서

그렇게 어둠을 질러갔다.


어딘지 모를 바다는

짙은 어둠 속에서

반짝이는 별빛을

되돌려주는 넉넉함으로

여행의 무료(無聊)를 달래주고,


어쩌다 구름 사이로

올려다보는 작은 불빛들은

도무지 알 수 없는 언어로

짧은 인사를 건네고는 금세 사라져 간다.


앞서 간 어둠을 따라

밤새 달려온 비행기는

어느새 불빛 성성한

작은 도시를 향해 고도를 낮추고,


불 밝힌 푸

그렇게 밤을 새워

객들을 기다린 모양이다.


2015. 5.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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