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수
('동구문학' 제18집에 수록)
한껏 머리를 낮추고
절제된 자태로
줄지어 선 가로수,
좁은 도로 옆 보도에서
그림자로 태양을 감추고
분주히 지나는 이들을 반긴다.
꾸밈없는 모습으로
온갖 잡소리는 끌어안고
숱한 행인들의 푸념은
숫제 아니 들은 척
살랑살랑 딴짓하다가
가름막 없는 하늘만 바라본다.
바람으로 손짓하며
취록 잎새 사이로
자잘한 햇빛 뿌리다
참새 몇 마리 찾아들 쯤
반가운 손님인양
덩달아 재잘 대다 잠이 든다.
石右 尹明相
가로수(장욱진 화백)
'☞ 石右의 시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반 달 - 尹明相 (0) | 2015.07.19 |
---|---|
먼 산이 그립다 - 尹明相 (0) | 2015.07.03 |
푸껫 가는 길 - 尹明相 (0) | 2015.05.19 |
사랑하기에 - 尹明相 (0) | 2015.05.07 |
햇살을 보며 - 尹明相 (0) | 2015.05.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