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마름
/ 石右 尹明相
광활한 사막 모래알이 익어간다.
익어버린 모래알에 단련되어
이슬조차 조금씩 아주 조금씩 숨을 쉰다.
태양이 목말라 헐떡이고
홀로 가는 길에
뜨거운 입김 뱉어놓은 사막에는
배부른 축제가 이어진다.
전략과 전술, 위장과 변신이
용감하거나 비열하게, 아니 애처롭다.
먹이사슬의 잔혹한 축제는
사막 바깥에서도 뜨겁게 벌어진다.
오늘만 사는 것처럼 너도나도
채우지 못한 갈증으로
헐떡이는 분주한 거리,
애초에 선악과로 인한 목마름이었다.
이제 목마름은 영혼의 몫이지만
사막의 기어 다니는 사냥꾼들처럼
먹고 먹히는 신음을 뱉어내며
영혼 없는 배부른 축제는 이어진다.
[제6회 활천문학상 우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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