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유[赦宥]
석우 윤명상
인간이 태어나서
평생을 매달고 가야 하는 족쇄.
더러는 족쇄의 여부를 인식하지 못하거나
타고난 운명이려니 하고 산다.
스스로 벗어버릴 수 없는 짐 덩어리.
족쇄의 끔찍함을 모르니
매달고도 태연하게 한눈파는 것.
돌이킬 수 없는 파멸로 끌고 가는데도
눈앞의 만족에만 집착하는 곤고한 인생.
얽매인 사슬을 풀어버리는 것이
인생 최대의 시급한 숙제 아니던가.
그 족쇄를 푸는 유일한 열쇠는
골고다 언덕,
십자가에서 흘리시는 예수의 붉은 피다.
대속[代贖]을 위한 피를 쏟으며
십자가에서 싸늘한 주검이 되셨다.
대속으로 말미암아
나는 살고 그는 죽었으니
이제 그는, 나의 그리스도요
나는 그의 영원한 권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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