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가 아프다
석우 윤명상
귀에 병이 나서
들리는 소리마다 아프게 들린다.
이러다 귓속이 곪아버릴지도 모르지만
벗어날 방법이 딱히 있는 것도 아니어서
귀를 막는다고 고쳐질 것 같지도 않다.
세월이 약이라 했던가.
만성이 되어 둔감해질 법도 한데
돌이켜보면 세상을 알고 난 뒤로는
귓속이 헐지 않은 날이 없지 않았던가 싶다.
게다가 귓병이 마음으로 전이되니 문제다.
아프게 들린 소리는 마음을 때리고
마음조차 멍들고 나면 누구라도 미워질 수 있다.
무관심한 듯,
세상을 회피하는 것만으로는
자칫 위선이 될 뿐이기에
귓병을 보듬고 아픔을 견디며 살아야지.
이제는 가끔, 홀로 골방에 들어가
귓속을 후벼 파며 태연한척하기도 한다.
'☞ 교훈. 신앙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에클레시아 - 윤명상 (0) | 2018.03.30 |
---|---|
사유[赦宥] - 윤명상 (0) | 2018.03.30 |
돈키호테 ministry - 윤명상 (0) | 2018.03.17 |
복음의 길(바울의 고백) - 윤명상 (0) | 2018.03.08 |
세렝게티의 법칙 - 윤명상 (0) | 2018.02.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