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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詩 같은 삶을 위하여
☞ 교훈. 신앙시

귀가 아프다 - 윤명상

by 石右 尹明相 2018. 3. 29.





귀가 아프다

석우 윤명상

 

귀에 병이 나서

들리는 소리마다 아프게 들린다.

이러다 귓속이 곪아버릴지도 모르지만

벗어날 방법이 딱히 있는 것도 아니어서

귀를 막는다고 고쳐질 것 같지도 않다.

세월이 약이라 했던가.

만성이 되어 둔감해질 법도 한데

돌이켜보면 세상을 알고 난 뒤로는

귓속이 헐지 않은 날이 없지 않았던가 싶다.

게다가 귓병이 마음으로 전이되니 문제다.

아프게 들린 소리는 마음을 때리고

마음조차 멍들고 나면 누구라도 미워질 수 있다.

무관심한 듯,

세상을 회피하는 것만으로는

자칫 위선이 될 뿐이기에

귓병을 보듬고 아픔을 견디며 살아야지.

이제는 가끔, 홀로 골방에 들어가

귓속을 후벼 파며 태연한척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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