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솔길
/ 석우 윤명상
비가 잦아진 틈에
오솔길을 걸었다.
가을장마에
태풍까지 지나간
길 옆 수풀은
죄다 포복하며 흐느낀다.
내 바짓가랑이를 잡고
눈물을 훔치는 것이
어디 풀잎뿐일까 만,
옷깃 속으로
파고드는 빗물에서
아직 덜 익은
가을의 풋내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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