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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石右의 시방

개나리의 속사정 - 윤명상

by 石右 尹明相 2020. 3. 14.




개나리의 속사정

/ 석우 윤명상

 

울타리에

기대선 개나리가

꽃망울을 부풀리고 있다.

 

작년 봄부터

새봄을 맞은 지금까지

벌써 네 번째다.

 

한여름

푸른 이파리 사이로

8월의 꽃을 피우더니

진눈깨비를 맞으며

지난 12월,

노란 겨울꽃으로 피었다.

 

그리고 다시,

계절에 떠밀린 탓인지

계절 감각을 잃어서인지

또다시 잉태한 꽃망울.

 

반가운 마음보다는

인간들이 잘 못 살아온

영향 때문인가 싶어

못내 미안하고 안쓰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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