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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소리를 듣다 - 윤명상

by 石右 尹明相 2021. 9. 17.

 

 

빗소리를 듣다

  / 석우 윤명상

 

사람들은

목소리가 커야 이기는 까닭에

상대에게 스며들지 못하고

소음이 되고 말지만

 

빗소리는

상대에게 스며들어

상대의 소리를 내기에

수백 수천의 노래가 된다.

 

땅에 떨어지면 땅의 소리를 내고

풀잎에 떨어지면 풀잎의 소리를 내고

유리창에 떨어지면

유리창의 소리를 낸다.

 

빗소리에

추억과 그리움이 있는 것도

오랜 세월, 너와 내게 스며들어

상대의 소리를 내는 까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