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詩 같은 삶을 위하여
☞ 문학의 뜨락

에드가 앨런포(Edgar Allan Poe) 시 모음

by 石右 尹明相 2022. 1. 27.

   

미국. 1809~1849.

시인· 소설가· 비평가. 추리소설의 창시자

대표작 어셔 가의 몰락, 검은 고양이, 갈가마귀

 

   

에드가 앨런포(Edgar Allan Poe) 시 모음

 

 

갈가마귀

 

언젠가 한밤중 황량함 속에서, 쇠약하고 피곤했던 나는

잊혀간 전설, 별스럽고 기이한 이야기책 뒤적이며 생각에 잠겨있었다,

머리 꾸벅, 잠들려고 했던 그때, 난데없이, 톡톡 소리가 들려왔지.

조용히 두드리는 소리, 나의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

누가 왔나 봐.” 난 웅얼거렸지. 내 방문 두드리더니,

그냥, 그뿐이었어.

 

, 난 똑똑히 기억해. 그 음산했던 12월을.

스러져가는 탄()불 하나하나가 마루 위에 귀신같은 그림자를 새겨놓았던 그때를.

난 새 날이 오기를 간절히 원했었어. 난 헛되이 애썼었지.

내 잃어버린 리노어(Lenore)에 대한 슬픔을 나의 슬픔의 책 끝 장면에서 빌려보려고.

비할 데 없이 빛나는 소녀, 천사들이 리노어(Lenore)라 불러줬던 소녀.

여기 이름 없이 영원히.

 

자줏빛 휘장에 비단결 슬픔이 스치는 희미한 소리가

날 오싹케 하네. 전에 느껴본 적 없는 요사스러운 공포 속으로 날 몰아가며.

그래 이제, 두근거리는 가슴 진정시키려, 난 일어나 되뇌었지.

누군가가 애타게 내 방으로 들어오려 해.

어떤 늦은 방문객이 애타게 내 방으로 들어오려 해

그거였어, 그냥 그뿐이었어.

 

이윽고 난 마음 좀 단단히 먹고, 더 이상 망설임 없이,

여보세요. 뉘시든,” “미안합니다. 제가 무례했네요.” 하고 난 말했지,

실은 제가 깜빡 잠이 들었었거든요. 당신은 아주 조용히,

들릴락 말락 그런 작은 소리로, 제 방문을 두드렸고요.

그 소리를 난 거의 듣지 못했었죠.” 그리고선 문을 활짝 열었지.

밖에는 어둠. 그냥 그뿐이었어.

 

난 어둠 속을 응시하며 오랫동안 서 있었었지. 의아해하며, 두려워하며,

어느 누구도 꾸어본 적이 없는 그런 꿈을 내가 꾸고 있지는 않나 의심하면서.

침묵은 깨어지지 않았고, 그 정적 속에선 그 어떤 신호도 느낄 수 없었어.

거기에 대고 속삭인 나의 단 한마디, “리노어!”

그러자, 메아리가 받아주던 한마디, “리노어!”

단지 이 한마디. 그냥 그뿐이었어.

 

내 몸속 온 영혼이 불타올라, 방안으로 몸 돌리는데,

곧이어 문 두드리는 소리가 다시 들려왔지, 이번엔 좀 더 크게.

맞아.” 난 말했지.“분명히 내 창살에 뭔가가 있어.

어디 좀 보자. 뭐가 있는지. 이 무슨 수수께끼 같은 일인지.

마음 잠깐 진정시킨 후 내 이 수수께끼를 풀어내리라.

그것은 바람. 그냥 그뿐이었어.”

 

내가 덧창을 열어젖히자, 요란히 펄럭이고 퍼덕이는 소리,

옛날 옛적 성스러운 시대 그때의 위엄 서린 갈가마귀 한 마리가 모습을 드러냈지.

인사치레 그런 거추장스러운 것 제쳐두고, 잠시 멈추거나 멈칫거림 그런 것도 없이,

왕후나 귀부인의 품위로 내 방문 위에 올랐다가,

내 방문 위 팔라스 조각 그 흉상 위에 올라앉았지.

앉았어. 그냥 그뿐이었어.

 

흑단 같은 이 새를 보며 내 슬펐던 표정에 미소가 번졌지.

그의 표정, 또 신중하고 준엄한 그의 몸가짐을 보면서,

볏을 깎고 밀어버렸지만,” “그대 분명 까마귀는 아니로군.” 나는 말했지,

밤의 나라 기슭을 헤쳐 나와 떠도는 무섭도록 으스스 한 그런 까마귀는.

어둠의 지옥 그곳에서 그대의 고매한 성명이 어떻게 불리는지 내게 말해주구려.”

갈가마귀는 말했지. “이젠 끝이야.”

 

난 크게 놀랐지. 이 볼품없는 새가 그처럼 분명히 대답하는 것에

비록 그 대답에 별 의미도 없고, 또 엉뚱하기도 했지만,

여기엔 동의하지 않을 수 없으리라. 그 어떤 인간도

이런 축복을 누리지 못했을 것이라는 데에. 자기 방문 위 새를 봤는데,

자기 방문 위 흉상에 앉은 새인지 짐승인지가,

자기 이름을, “이젠 끝이야.” 이렇게 내뱉는 것을.

 

평화로운 흉상 위에 외롭게 앉은 그 갈가마귀의 말은

딱 그 한마디였지. 마치 그 속에 자기 영혼을 쏟아내었다는 듯이.

그 이상 아무 말도 않았어. 깃털 하나 펄럭이지 않았어.

내 혼잣말 중얼거림, “다른 친구들은 모두 떠나갔어.

날이 밝으면 저 새도 떠나겠지. 내 희망들이 다 날아가버린 것처럼.” 그 말이 떨어지자마자

그 새가 말했어. “이젠 끝이야.”

 

이렇게 꼭 맞아떨어지는 대답이 나오며 정적이 깨어지는데 놀라서,

난 말했지. “지금 이 새가 뱉어낸 말은, 분명히, 주워 익힌 밑천일 거야.

무슨 무자비한 재앙을 맞고, 숨고를 여유도 없이 또 연이어 다시 맞았던

어떤 불행한 주인의 노래에서 주워 익힌 후렴구,

사라져간 희망의 만가(輓歌)에 딸린 슬픈 후렴구,

이젠 끝이야’”

 

하지만 그 갈가마귀 아직 나의 슬픈 마음을 틀어 미소로 바꿔주기에,

난 곧바로 새와 흉상과 방문 앞으로 푹신한 자리를 밀어놓아,

벨벳 속 깊숙이 몸을 묻고, 생각에 생각을 이어가며

궁리해봤지. 이 불길한 옛날 옛적 새가,

이 으스스하고 볼품없고 소름 끼치고 비쩍 마르고 불길한 이 옛날 옛적 새가,

이젠 끝이야.” 하고 내뱉는 이 말의 의미는 무엇일까.

 

난 골똘히 생각하며 앉아있었지. 하지만, 한마디도 비치지 않았어.

내 가슴 파고들어와 심장을 태우는 매서운 눈길의 이 새에게는.

내 머리 편히, 등잔 빛 비치는 쿠션 벨벳 안감에 기댄 채,

이런저런 생각을 점 짚어가고 있지만,

이 등잔 빛이 비치는 보랏빛 벨벳 장식이 그녀의 머리에

눌리는 일은. , 이젠 끝이야!

 

그때, 내 생각에, 공기가 더욱 짙어지면서, 눈에는 보이지 않는 향로로부터 향이 흘러나왔지.

푹신한 바닥 위로 천사들이 흔들고 다니는 향로로부터-.

가련한 자여,” 나는 외쳤네. “너의 하느님께서 주셨노라. 이 천사들 편에 너에게 보내셨노라.

Lenore에 대한 기억으로부터 오는 아픔을 덜어주고 기억을 없애주는 이 액()을 들이켜라.

, 이 고마운 망각의 액을 들이키고 잃어버린 리노어를 잊어버려라!”

갈가마귀는 말했네. “이젠 끝이야.”

 

예언자여!” 나는 말했지. “마물(魔物)이여! 새든 악마든 하여튼 예언자임에 틀림없는 그대여!

유혹의 악마가 보냈든, 아니면 폭풍에 실려 이 기슭으로 날아왔든,

외로이 하지만 두려움 없이, 마술에 걸린 이 황량한 땅에,

공포의 귀신이 들린 이 집에 날아든 새여! 청하노니 내게 진심으로 말해 주오.

있나요? 길르앗의 향유가 있나요? 제발, 제발, 간청하노니, 내게 말해 주오.”

갈가마귀는 말했네. “이젠 끝이야

 

예언자여!” 나는 말했지. “魔物이여! 새든 악마든 하여튼 예언자임에 틀림없는 그대여!

우리를 굽어보는 저 천국과, 우리 둘 다 섬기는 신에 걸어 맹세코

슬픔의 무거운 짐을 지고 있는 이 가련한 영혼에게 말해 주오. 저 멀리 에덴에서

천사들이 리노어라 이름 지은 성스러운 소녀를 껴안을 런지-

비할 데 없이 빛나는, 천사들이 리노어라 부르는 그 소녀를

갈가마귀는 말했지. “이젠 끝이야

 

그 한마디를 우리의 작별 인사로 삼자. 그대가 새든 악마든!” 나는 벌떡 일어나 소리쳤지.

폭풍 속으로, 어둠의 지옥 그곳으로 돌아가거라!

그대의 영혼이 말한 그 거짓의 상징 검은 깃털을 하나도 남기지 말고!

나의 고독을 깨뜨리지 말라! 내 문 위 흉상에서 떠나라!

내 심장을 쪼던 그대의 부리를 거두고! 내 문으로부터 그대의 모습을 거두고!”

갈가마귀는 말했지. “이젠 끝이야.”

 

그래도 갈가마귀, 날아갈 생각도 않고, 여전히, 여전히, 앉아 있네.

나의 방 바로 위 팔라스의 창백한 흉상 위에.

그의 두 눈엔 꿈꾸고 있는 악마의 온갖 표정을 담고,

갈가마귀 훑어 비추는 등잔 빛이 마루 위에 그의 그림자를 던져준다.

그리고 마룻바닥 위를 떠도는 그 그림자로부터 내 영혼이

들려 올려질 거야. “이젠 끝이야

 

 

 

The Raven(갈가마귀)

 

Once upon a midnight dreary, while I pondered, weak and weary,

Over many a quaint and curious volume of forgotten lore,

While I nodded, nearly napping, suddenly there came a tapping,

As of some one gently rapping, rapping at my chamber door.

"'T is some visiter," I muttered, "tapping at my chamber door?

Only this, and nothing more.

 

Ah, distinctly I remember it was in the bleak December,

And each separate dying ember wrought its ghost upon the floor.

Eagerly I wished the morrow:? vainly I had sought to borrow

From my books surcease of sorrow ? sorrow for the lost Lenore?

For the rare and radiant maiden whom the angels name Lenore?

Nameless here for evermore.

 

And the silken sad uncertain rustling of each purple curtain

Thrilled me ? filled me with fantastic terrors never felt before;

So that now, to still the beating of my heart, I stood repeating

"'T is some visiter entreating entrance at my chamber door

Some late visiter entreating entrance at my chamber door;?

This it is, and nothing more”

 

Presently my soul grew stronger; hesitating then no longer,

"Sir," said I, "or Madam, truly your forgiveness I implore;

But the fact is I was napping, and so gently you came rapping,

And so faintly you came tapping, tapping at my chamber door,

That I scarce was sure I heard you"-here I opened wide the door;-

Darkness there, and nothing more.

 

Deep into that darkness peering, long I stood there wondering, fearing,

Doubting, dreaming dreams no mortal ever dared to dream before;

But the silence was unbroken, and the darkness gave no token,

And the only word there spoken was the whispered word, "Lenore!“

This I whispered, and an echo murmured back the word, "Lenore!“

Merely this and nothing more.

 

Back into the chamber turning, all my soul within me burning,

Soon again I heard a tapping, somewhat louder than before.

"Surely," said I, "surely that is something at my window lattice;

Let me see, then, what thereat is, and this mystery explore?

Let my heart be still a moment and this mystery explore;?

'T is the wind and nothing more!“

 

Open here I flung the shutter, when, with many a flirt and flutter,

In there stepped a stately Raven of the saintly days of yore.

Not the least obeisance made he; not a minute stopped or stayed he;

But, with mien of lord or lady, perched above my chamber door?

Perched upon a bust of Pallas just above my chamber door?

Perched, and sat, and nothing more.

 

Then this ebony bird beguiling my sad fancy into smiling

By the grave and stern decorum of the countenance it wore,

"Though thy crest be shorn and shaven, thou," I said, "art sure no craven,

Ghastly grim and ancient Raven wandering from the Nightly shore?

Tell me what thy lordly name is on the Night's Plutonian shore!“

Quoth the Raven, "Nevermore.“

 

Much I marvelled this ungainly fowl to hear discourse so plainly,

Though its answer little meaning ? little relevancy bore;

For we cannot help agreeing that no living human being

Ever yet was blessed with seeing bird above his chamber door?

Bird or beast upon the sculptured bust above his chamber door,

With such name as "Nevermore.“

 

But the Raven, sitting lonely on the placid bust, spoke only

That one word, as if his soul in that one word he did outpour.

Nothing further then he uttered ? not a feather then he fluttered?

Till I scarcely more than muttered, "Other friends have flown before?

On the morrow he will leave me, as my hopes have flown before“

Then the bird said, "Nevermore“

 

Startled at the stillness broken by reply so aptly spoken,

"Doubtless," said I, "what it utters is its only stock and store,

Caught from some unhappy master whom unmerciful Disaster

Followed fast and followed faster till his songs one burden bore?

Till the dirges of his Hope that melancholy burden bore

Of 'Never ? nevermore.'“

 

But the Raven still beguiling all my sad soul into smiling,

Straight I wheeled a cushioned seat in front of bird and bust and door;

Then, upon the velvet sinking, I betook myself to linking

Fancy unto fancy, thinking what this ominous bird of yore?

What this grim, ungainly, ghastly, gaunt and ominous bird of yore

Meant in croaking "Nevermore“

 

This I sat engaged in guessing, but no syllable expressing

To the fowl whose fiery eyes now burned into my bosom's core;

This and more I sat divining, with my head at ease reclining

On the cushion's velvet lining that the lamplight gloated o'er,

But whose velvet violet lining with the lamplight gloating o'er

She shall press, ah, nevermore!

 

Then, methought, the air grew denser, perfumed from an unseen censer

Swung by seraphim whose foot-falls tinkled on the tufted floor.

"Wretch," I cried, "thy God hath lent thee ? by these angels he hath sent thee

Respite ? Respite and nepenthe from thy memories of Lenore!

Quaff, oh quaff this kind nepenthe, and forget this lost Lenore!“

Quoth the Raven, "Nevermore“

 

"Prophet!" said I, "thing of evil! ? prophet still, if bird or devil!?

Whether Tempter sent, or whether tempest tossed thee here ashore,

Desolate yet all undaunted, on this desert land enchanted?

On this home by Horror haunted ? tell me truly, I implore?

Is there ? is there balm in Gilead? ? tell me ? tell me, I implore!"

Quoth the Raven, "Nevermore“

 

"Prophet!" said I, "thing of evil ? prophet still, if bird or devil!

By that Heaven that bends above, us ? by that God we both adore?

Tell this soul with sorrow laden if, within the distant Aidenn,

It shall clasp a sainted maiden whom the angels name Lenore?

Clasp a rare and radiant maiden whom the angels name Lenore."

Quoth the Raven, "Nevermore“

 

"Be that word our sign of parting, bird or fiend!" I shrieked, upstarting?

"Get thee back into the tempest and the Night's Plutonian shore!

"Be that word our sign of parting, bird or fiend!" I shrieked, upstarting?

Leave no black plume as a token of that lie thy soul hath spoken!

Leave my loneliness unbroken! ? quit the bust above my door!

Take thy beak from out my heart, and take thy form from off my door!"

Quoth the Raven, "Nevermore“

 

And the Raven, never flitting, still is sitting, still is sitting

On the pallid bust of Pallas just above my chamber door;

And his eyes have all the seeming of a demon's that is dreaming,

And the lamplight o'er him streaming throws his shadow on the floor;

And my soul from out that shadow that lies floating on the floor

Shall be lifted ? nevermore!

 

 

 

아나벨 리

 

아주 아주 오래 전

바닷가 한 왕국

한 소녀가 살았어요.

아나벨 리라면, 당신도 알지 몰라요.

이 소녀는 날 사랑하고 내 사랑을 받는 것밖엔

딴 생각은 아무것도 없이 살았어요.

 

나도 어렸고 그 애도 어렸죠.

바닷가 이 왕국에서.

하지만 우린 보통 사랑 이상으로

사랑했어요. 나와 아나벨 리는.

하늘의 날개달린 천사들이

그녀와 나를 시샘할 만한 사랑으로.

 

그 때문에 오래 전, 바닷가 이 왕국에서

한 차례 바람이 구름으로부터 불어와

아름다운 아나벨 리를

싸늘하게 만들어 버렸어요.

 

그리곤 그녀의 지체 높은 친척들이 와서

그녀를 내 곁에서 데려가

바닷가 이 왕국

무덤에 가둬 버렸죠.

 

천국에서 우리 반만큼도 행복하지 못한 천사들이

그녀와 나를 시기한 것이었어요.

그래요! 그 때문이었죠(바닷가 이 왕국 사람들은 다 알고 있어요)

밤에 구름 속에서 한 차례 바람이 일어

나의 아나벨 리를 싸늘하게 죽여 버린 건.

 

하지만 우리의 사랑은 더 강했답니다.

우리보다 나이 많은 사람들의 사랑보다

우리보다 현명한 많은 사람들의 사랑보다요.

그래서 하늘의 천사들도

바다 밑의 악마들도

내 영혼과 아름다운 아나벨 리의 영혼을

떼어놓지 못해요.

 

달빛이 빛날 때마다 난 언제나 꿈을 꾸거든요,

아름다운 아나벨 리의 꿈을.

별들이 뜰 때마다 나는 느껴요,

아나벨 리의 빛나는 눈동자를.

그래서 나는 밤새도록

내 사랑, 내 생명, 내 신부의

곁에 눕는답니다. 그 곳 바닷가 무덤,

파도 철썩이는 바닷가 무덤 속에서.

 

 

 

엘도라도

 

호화롭게 치장한 용감한 기사가

햇볕과 그늘을 지나,

노래를 부르며 오랜 여행을 했네.

엘도라도를 찾아,

 

그러나 그도 늙고 말았지.

그토록 용맹하던 그 기사도

엘도라도와 비슷한 곳은

지상엔 아무 데도 없어

그의 가슴 위에 그림자 하나 떨어졌네.

 

마침내 그가 기진했을 때

그는 순례하는 그림자 하날 만나

'그림자여' 그는 물었지.

'어디에 있을까, 엘도라도의 땅은?'

 

'달나라의 산을 넘어

그림자나라의 골짜기 아래

말 타고 달리소서, 용감히 달리소서'

그림자는 대답했네.

'엘도라도를 찾으신다면!'

 

 

 

헬렌에게

 

헬렌이여, 그대 아름다움은 마치

그 옛날 니케아의 돛단배 같아라.

 

방랑에 지친 나그네를 태우고

향기로운 바다를 건너 유유하게

고향 해변으로 실어다 주던

그대의 히아신스 같은 머리카락,

 

우아한 모습, 여신 나이아스 같은

그대 자태는

오랫동안 거친 바다에서 헤매던 나를

그 옛적 그리스의 영광,

로마의 웅장함으로 인도하네.

 

! 나는 그대가

저 눈부신 창가에 조각처럼 서서

손에 마노의 향불을 들고 있는 모습을 보나니!

 

, 그대는 정녕

성스러운 나라에서 오신

여신 프시케와 같아라!

 

 

 

F-s S. O-d에게

 

사랑받고 싶습니까?

그러시다면 당신 마음이

지금의 길을 떠나지 않도록 하세요!

 

모든 것을 지금의 당신,

그냥 그대로,

당신 아닌 것은 무엇이든 되지 마세요.

 

그러면 세상에게는 당신의 상냥한 거동,

당신의 우아함과 아름다운 이상의 아름다움은

끝없는 찬양의 대상이 되리라,

 

그 때 사랑은 단순한 의무.

 

 

* F-s S. O-d는 포가 한 때 친하게 사귄 여류시인

프랜시스 서전트 오즈굿(Frances Sargent Osgood)을 가리킨다.

 

 

 

 

어두운 밤의 환상 속에서

나는 사라져 버린 기쁨을 꿈꾸었다.

 

하지만 생명과 빛의 꿈에서 깨어

내게 남겨진 건 오직 상한 마음뿐.

 

! 지난 옛날을 되비춰 주는

빛으로 세상 온갖 것을

바라보는 사람에게는

대낮에도 꿈 아닌 것 무엇이 있으랴?

 

저 깨끗한 꿈, 저 깨끗한 꿈은,

세상 사람들이 모두 꾸짖었을 때

외로운 마음을 인도하여

아름다운 빛처럼 나를 격려하였다.

 

그 빛, 폭풍과 밤으로 하여

저 멀리에서 떨고 있었다 한들

'진실'이란 대낮의 별에서

더 깨끗하게 빛나는 것 그 무엇이 있으랴?

 

 

 

어머니에게

 

저 위 천국에서 서로에게 속삭이는

천사들도 그들의 불타는 사랑의 말 속에서

어머니라는 말처럼 그렇게 헌신적인 말을

찾을 수 없다고 제가 느끼기에,

그렇기에 그 사랑스런 이름으로 저는 오랫동안 당신을 불러 왔습니다.

제게는 어머니보다 더한 존재인 당신,

저의 마음들의 마음을 채워 주는 당신을,

죽음이 버지니아의 영혼을 해방시킨 그곳에 당신을 앉혀 놓았습니다.

저의 어머니, 일찍 돌아가신 저 자신의 어머니는,

단지 저 자신의 어머니였지만, 당신은

제가 아주 많이 사랑했던 사람에게도 어머니이십니다.

그래서 제가 알고 있던 어머니보다 더 소중합니다.

제 아내가 제 영혼에게 그 영혼의 생명보다도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더 소중했던 것처럼.

 

 

* 어머니는 숙모이자 장모였던 아내 버지니아의 어머니인 마리아 포 클렘을 말한다.

 

 

 

~ 에게

 

나는 개의치 않는다오,

내 이승의 운명을,

그 안에 이승의 것이 없는

그리고 오랜 세월의 사랑이

한순간의 미움 속에 잊히는 것을

 

내가 슬퍼하는 것은,

연인이여, 그 쓸쓸한 사람들이

나보다 더 행복하기 때문이 아니라,

 

지나가는 나그네에 불과한

내 운명을

그대가 슬퍼하기 때문이라오.

 

 

 

'☞ 문학의 뜨락'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세영(吳世榮) 시 모음  (0) 2022.01.30
안도현 시 모음  (0) 2022.01.29
월터 휘트먼(Walter Whitman) 시 모음  (0) 2022.01.26
나태주 시 모음  (0) 2022.01.25
황금찬(黃錦燦) 시 모음  (0) 2022.0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