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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詩 같은 삶을 위하여
☞ 문학의 뜨락

목필균 시 모음

by 石右 尹明相 2022. 3. 2.

 

 

목필균 시인. 음력 1954년생 

춘천교육대학교 졸업.

성신여자대학교 교육대학원 졸업.

서울 숭례초등학교 교사

1995 문학 21신인상 수상.

시집 꽃의 결별

 

 

목필균 시 모음

 

 

1

 

새해가 밝았다

1월이 열렸다

 

아직 창밖에는 겨울인데

가슴에 봄빛이 들어선다

 

나이 먹는다는 것이

연륜이 그어진다는 것이

주름살 늘어난다는 것이

세월에 가속도가 붙는다는 것이

모두 바람이다

 

그래도 1월은 희망이라는 것

허물 벗고 새로 태어나겠다는

다짐이 살아 있는 달

 

그렇게 살 수 있는 1월은

축복이다

 

 

 

2

 

바람이 분다

 

나직하게 들리는

휘파람 소리

굳어진 관절을 일으킨다

 

얼음새꽃

매화

산수유

눈 비비는 소리

 

톡톡

혈관을 뚫는

뿌리의 안간힘이

내게로 온다

 

실핏줄로 옮겨온

봄 기운으로

서서히 몸을 일으키는

햇살이 분주하다

 

 

 

입춘

 

하얀 겨울

치마끈 풀어내고 살그머니

가슴에 작은 꽃씨 하나 품었다

 

설 넘긴 해가 슬금슬금 담을 넘자

울컥울컥 치밀어 오르는 역겨움

토해도 토해도 앙금으로 내려앉은 금빛 햇살

 

매운 바람 속에 꼼지락거리던

꽃눈 하나 눈 비비고 있다

 

 

 

3

 

햇살 한 짐 지어다가

고향 밭에 콩이라도 심어볼까

죽어도 팔지 말라는 아버지 목소리

아직 마르지 않았는데

 

매지 구름 한 조각 끌어다가

고운 채로 쳐서 비 내림 할까

황토밭 뿌리번진 냉이꽃

저 혼자 피다 질텐데

 

늘어지는 한나절

고향에 머물다 돌아가는

어느 날 연두빛 꿈

 

 

 

4

 

벚나무 바라보다

뜨거워라

흐드러진 꽃잎에

눈을 다친다

 

저 여린 향기로도

독한 겨울을 견녔는데

까짖 그리움 하나

삼키지 못할까

 

봄비 내려

싸늘하게 식은 체온

비벼대던 꽃잎

하르르 떨구어져도

 

무한대로 흐르는 꽃소식

오슬오슬 열 감기가

가지마다 열꽃을 피워댄다

 

 

 

달아나는 4

 

산마다

꽃불 지펴놓고

번지는 불길에 놀라

달아나는 그대

 

열 손가락으로도 잡히지 않는

그대의 옷자락

가슴에 엎질러 놓은

사랑의 수액은 다 어찌하라고

봄바람으로 터진

세상 소문 다 어찌하라고

 

진한 녹색옷 입고

라일락 꽃관 쓴 5월이

고개 내밀 때

뒤돌아 볼 새 없이

초록 물결 속에 숨어든

연둣빛 그대

 

 

 

봄비

 

통통 살 오른 목련

뽀얗게 속살을 드러낸다

 

으스스 떨리는 기운

소리 없이 내리는 비 속에

에취, 에취, 에취

재채기 하다가

 

봄 햇살 가득 담긴

문고리 잡아챈다

 

 

 

5월 어느 날

 

산다는 것이

어디 맘만 같으랴

 

바람에 흩어졌던 그리움

산딸나무 꽃처럼

하얗게 내려앉았는데

 

5월 익어가는 어디쯤

너와 함깨 했던 날들

책갈피에 접혀져 있겠지

 

만나도 할 말이야 없겠지만

바라만 보아도 좋을 것 같은

네 이름 석자

햇살처럼 눈부신 날이다

 

 

 

푸른 6

 

내게도

저런 시퍼런 젊음이 있었던가

 

풀빛에 물든 세상

떠들썩한 세상이 온통 풀빛이다

 

흥건하게 번져오는 녹음이

산을 넘다가 풍덩 강에 빠진다

 

푸르게 물든 강물

푸르게 물든 강물이

또르르 아카시아 향기 말아 쥐고

끝없이 길을 연다

 

눈으로 코끝으로 혀끝으로

푸른 혈맥이 뛰며

펄펄 살아 숨쉬는 6월 속으로

나도 따라 흐른다

 

 

 

6월의 달력

 

한 해 허리가 접힌다

계절의 반도 접힌다

중년의 반도 접힌다

마음도 굵게 접힌다

 

동행 길에도 접히는 마음이 있는 걸

헤어짐의 길목마다 피어나던 하얀 꽃

따가운 햇살이 등에 꽂힌다

(목필균·시인)

 

 

 

7

 

한 해의 허리가 접힌 채

돌아선 반환점에

무리 지어 핀 개망초

 

한 해의 궤도를 순환하는

레일에 깔린 절반의 날들

시간의 음소까지 조각난 눈물

장대비로 내린다

 

계절의 반도 접힌다

 

폭염 속으로 무성하게

피어난 잎새도 기울면

중년의 머리카락처럼

단풍 들겠지

 

무성한 잎새로도

견딜 수 없는 햇살

굵게 접힌 마음 한 자락

폭우 속으로 쓸려간다

 

 

 

8

 

누구의 입김이 저리 뜨거울까

 

불면의 열대야를

아파트촌 암내난 고양이가

한 자락씩 끊어내며 울고

 

만삭의 몸을 푸는 달빛에

베란다 겹동백 무성한 잎새가

가지마다 꽃눈을 품는다

 

 

 

9

 

태풍이 쓸고 간 산야에

무너지게 신열이 오른다

 

모래알로 씹히는 바람을 맞으며

쓴 알약 같은 햇살을 삼킨다

 

그래, 이래야 계절이 바뀌지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한 계절이 가는데

온몸 열꽃 피는 몸살기가 없을까

 

날마다

짧아지는 해 따라

바삭바삭 하루가 말라간다

 

 

 

10월 어느 날

 

세월은 내게 묻는다

사랑을 믿느냐고

 

뜨거웠던 커피가 담긴 찻잔처럼

뜨거웠던 기억이 담긴 내게 묻는다

 

보이지 않는 모든 것들이

렌지 위에 찻물로 끓는 밤

빗소리는 어둠을 더 짙게 덮고 있다

 

창 밖에 서성이는 가을이 묻는다

지난여름을 믿느냐고

 

김삿갓 계곡을 따라가던 물봉숭아

꽃잎새 지금쯤 다 졌을 텐데

 

식어진 사랑도

지난여름도

묻는다고 대답할 수 있을까

 

기울어진 가을 밤

부질없는 그리움이

째각째각 초침소리를 따라간다

 

 

 

10월의 시

 

깊은 밤 별빛에

안테나를 대어놓고

편지를 씁니다

 

지금, 바람결에 날아드는

풀벌레 소리가 들리느냐고

 

온종일 마음을 떠나지 못하는

까닭 모를 서글픔이 서성거리던 하루가

너무 길었다고

 

회색 도시를 맴돌며

스스로 묶인 발목을 어쩌지 못해

 

마른 바람 속에서 서 있는 것이

얼마나 고독한지 아느냐고

 

알아주지 않을 엄살 섞어가며

한 줄, 한 줄 편지를 씁니다

 

보내는 사람도

받을 사람도

누구라도 반가울 시월을 위해

내가 먼저 안부를 전합니다

 

 

 

겨울 강가

 

스무 살 청춘은 어디로 갔나

공지천 둑길을 산책했던 그 날들

먼 길 돌아와 보니

마음 갈피에 부는 휘파람 소리

 

북한강, 소양강이 뒤섞여 흐르다가

다시 한강으로 흘러갔지만

그 물길 따라 연어처럼 거슬러 와 본다

 

콩닥거리던 가슴은 어디로 가고

자욱한 물안개로 햇살에 스며든 강물에

청둥오리 자맥질하는 풍경이 한가롭다

 

보이지만 잡을 수 없고

생각나지만 갈 수 없는 아득한 날들

 

잊혀 지면 잊혀 진 대로

기억하면 기억된 대로

내리막길 깊은 정이 그리워서

혼자가 아닌 우리를 찾아 본다

 

 

 

나팔꽃

 

어둠에 지쳐

새벽 창문을 열면

나를 불러 세우는

붉은 나팔 소리

 

나이만큼 기운 담장을 타고

음표로 그려진

푸른 잎새의 노래

 

밤새

쏟아지던 비에

말끔하게 닦여진

환한 미소 따라

달려가는 귓바퀴

 

 

 

내 오랜 친구들

 

해묵은 나무같이

함께 나이 먹은 친구는 든든하다

 

바쁜 시절 다 보내고

내리막길에 손잡고

가고 싶은 곳 동행하는 친구들

 

누가 은행나무인지

누가 아카시아인지

누가 소나무인지 알아가면서

연륜이 묵은 정 속에 담긴다

 

오해를 이해로 바꿀 수 있는 나이

소중해서 정답고 정들어서 소중한

나만큼 낡은 친구가

 

웃어도 알고 울어도 안다

 

 

 

내 이름을 불러줄 때

 

내 이름을 불러줄 때

텅 빈 산비탈에 서서

반가움에 손 흔드는 억새이고 싶다

 

훌훌 벗어 던진 허울

바람 속 가르는 빛살

맨몸으로 맞을 기다림

 

내 이름을 불러 줄 때

이름 앞에 늘어선 수많은 수식어를

다 잘라내고 싶다

 

이름만으로도 반가울 기억을 위해

맨몸으로 하얗게 부서지고 싶다

 

 

 

내리막길 따라

 

시간 위에 시간을 얹고

인연 따라 정을 얹으며

살다보니 내리막길이다

 

태어남이 축복받지 못했던 그 시절

누구라도 어려웠던 그 시절

남루한 유년을 딛고 올라서려니

입술이 까맣게 타들어 갔던 결핍된 시간들

 

손잡아 줄줄도 모르고

웃어 줄줄도 모르고

박수 칠 일도 모른 채

 

허공에 탑을 쌓듯

그렇게 사는 것이 내 몫인 것이라

운명에 복종의 허리를 굽히며 살다보니

언제가 오르막이었는지 몰랐는데

어느 새 낡은 무릎으로 내려가고 있다

 

허겁지겁 살아온 날들이

느리게 살아갈 날들의 주춧돌이 되어

먼 길이었던 그 길로 따라 가고 있다

 

 

 

누구에게나 그 시절은 있었지

 

누구에게나 푸른 시절은 있었지

빈 손, 불확실한 미래가 두려워

사랑해서 밀어냈던 첫사랑 그녀

돌아보면 겁 많았던 스무 살 언저리

 

누구에게나 주홍빛 꽃시절은 있었지

청바지에 운동화로 선머슴같이 다녀도

고백할 수 없어 바라만 보던 첫사랑

그 수줍은 기억이

돌아보면 아름다운 스무 살 언저리

 

누구에게나 뜨거운 가슴은 있었지

어둡고 긴 터널 속에

무엇이 발목을 잡을지도 모르면서

손잡을 수 있어 노래하던 그 시절

 

누구에게나 그 시절은 있었지

 

 

 

개망초

 

돌아가지 않으리라

내 유년의 뜰에

 

번들거리는 윤기 바르고

돌아오리란 약속

모진 바람에 무너져 버리고

흐려진 눈

주름진 이마

거친 목소리

삐끄덕거리는 관절로

돌아보네

 

나팔꽃 덩굴손으로 넘어서는

오래오래 묵은 기억들

 

채송화, 봉숭아, 백일홍

여름내 지천으로 피어나던

꽃 고무신의 유년은

어디로 흩어져 갔는지

 

잡풀 우거진 뜨락에

개망초만 어깨를 부딪히며

바람 소리 듣고 있는데

돌아오지도 떠나지도 못하는

마음만 오가고 있다

 

 

 

매화꽃 피다

 

세월의 행간을 읽으며

육십 년 뿌리내린 나무

여기저기 옹이 졌다

 

가슴에

촛불 하나 밝히고

번잡한 세파 속에

정좌된 마음만으로

걸어온 길

 

동반자 없는 길

서럽다 하지 않고

추운 겨울바람

맨살로 견디고도

환하게 피어난 매화

정월 스무 이렛날

 

그믐달 어둠 속으로

흐르는

충만한 매화 향에

온몸이 젖어드는데

 

세상살이가

어디 외롭기만 하겠느냐

 

 

 

먼 길

 

내가 갈 길

이리 멀 줄 몰랐네

 

길마다 매복된 아픔이 있어

옹이진 상처로도 가야할 길

가는 길이 어떨지는

물을 수도 없고, 답하지도 않는

녹록지 않는 세상살이

 

누구나 아득히 먼 길 가네

 

낯설게 만나는 풍경들

큰 길 벗어나 오솔길도 걷고

물길이 있어 다리 건너고

먼 길 가네 누구라도 먼 길 가네

 

때로는 낯설게 만나서

때로는 잡았던 손놓고

눈물 흘리네

 

그리워하기도 하고

슬퍼하기도 하고

미소짓기도 하며

그렇게 간다네

 

누구라도 먼 길 가네

돌아설 수 없는 길가네

 

 

 

벚꽃나무

 

잎새도 없이 꽃피운 것이 죄라고

봄비는 그리도 차게 내렸는데

 

바람에 흔들리고

허튼 기침소리로 자지러지더니

하얗게 꽃잎 다 떨구고 서서

 

흥건히 젖은 몸 아프다 할 새 없이

연둣빛 여린 잎새 무성히도 꺼내드네

 

 

 

시월

 

파랗게 날 선 하늘에

삶아 빨은 이부자리 홑청

하얗게 펼쳐 널면

허물 많은 내 어깨

밤마다 덮어주던 온기가

눈부시다

 

다 비워진 저 넓은 가슴에

얼룩진 마음도

거울처럼 닦아보는

시월

 

 

 

시월의 편지

 

깊은 밤

별빛에 안테나를 대어놓고

편지를 씁니다

 

지금, 바람결에 날아드는

풀벌레 소리가 들리느냐고

 

온종일 마음을 떠나지 못하는

까닭 모를 서글픔이

서성거리던 하루가 너무 길었다고

 

회색 도시를 맴돌며

스스로 묶인 발목을 어쩌지 못해

마른 바람 속에서 서 있는 것이

얼마나 고독한지 아느냐고

 

알아주지 않을 엄살 섞어가며

한 줄, 한 줄 편지를 씁니다

 

보내는 사람도 받을 사람도

누구라도 반가울 시월을 위해

내가 먼저 안부를 전합니다.

 

 

 

오월 어느 날

 

산다는 것이

어디 맘만 같으랴

 

바람에 흩어졌던 그리움

산딸나무 꽃처럼

하얗게 내려앉았는데

 

오월 익어 가는 어디 쯤

너와 함께 했던 날들

책갈피에 접혀져 있겠지

 

만나도 할 말이야 없겠지만

바라만 보아도 좋을 것 같은

네 이름 석자

햇살처럼 눈부신 날이다

 

 

 

우리가 가는 길

 

손 흔들지 않아도 흘러가더라

 

불끈 힘 주며 솟아나는 새순도

환하게 불 밝히는 꽃들도

시퍼렇게 그늘지는 여름도

몇 순배 돌아도 취하지 않는

생생한 목숨들인데

 

그 눈물 다 모르는 척

무심히 흘러만 가더라

 

새벽 열리는 강가에 서면

안개 속 내가 숨겨지고

우연히 마주치던 우리

그렇게 숨겨지고

 

쌓여진 연륜이

덜그럭거리며 쫓아온 이즈음까지

아득히 잊혀졌던 묵은 정 품고

기약 없는 길 다시 또 가더라

 

 

 

잘 지내고 있어요

 

그리움은 문득문득

잘 지내고 있어요?

안부를 묻게 한다

 

물음표를 붙이며

안부를 묻는 말

메아리 없는 그리움이다

 

사랑은 어둠 속에서

잘 지내고 있어요?

안부를 전하게 한다

 

온점을 찍으며

안부를 전하는 말

주소 없는 사랑이다

 

안부가 궁금한 것인지

안부를 전하고 싶은지

 

문득문득

잘 지내고 있어요?

묻고 싶다가

 

잘 지내고 있어요

전하고 싶다

 

 

 

장마

 

굵은 비가 내린다.

언제 그칠 줄 모르는 장맛비가

지하방(地下房) 창가에 흐른다.

 

그렇지 않아도 눅눅한 방에

칠순으로 향하는 마른 육신이

고단한 몸을 담고 있는데

비는 칭얼칭얼 치마꼬리를 잡는다.

 

온종일 고층아파트 계단 쓸어 내리던

무릎관절 오지게 부어오르는 밤을

살만한 자식들 손길 마다하고

홀로 지켜내는 유씨 할머니.

 

낮에도 어두운 그 곳을

햇볕 속에서도 축축한 그곳을

피하지 않고 끊임없이 비가 내린다.

 

 

 

참스승

 

꽃 이름만

배우지 마라

 

꽃 그림자만

뒤쫓지 마라

 

꽃이 부르는

나비의 긴 입술

 

꽃의 갈래를 열어

천지(天地)를 분별하라

 

몸으로

보여주는 이

 

 

 

채송화 꽃 그녀

 

애끓는 사랑은

단칸방 신접살이도

달콤했었지만

 

살다보면 사랑은

세월에 무디어지고

애증으로 엉킨 정도

세월만큼 익어갔는데

 

노랑꽃 속에

빨간 꽃 속에

키 낮은 잎새 속에

여문 까만 씨앗이

눈물겹도록 작은데

 

어느 날 문득

폐암말기라는 지아비

사십도 못되어 떠나간다는데

모두들 흘러갈 그 길로

떠나간다는데

 

먼지같이 작은 씨알이

흩어져 흔적도 없이

그렇게 미운 정까지

털어 내며

 

헤어짐도 아름답게

미소로 보내야 하는데

 

아깝다 아깝다 아깝다

엎드려 속울음 삼키는

그녀는 어찌할까

 

 

 

코스모스

 

내 여린 부끄러움

색색으로 물들이고

온종일 길가에서

서성이는 마음 오직

그대를 향한 것이라면

 

그대는 밤길이라도 밟아

내게로 오실까

 

 

 

내가 꽃이라 하네

 

눈부신 햇살이 나라고 하네

미움의 그늘도 지울 수 있고

힘겨운 땀도 거두어 줄 수 있는

금빛 눈부심이라 하네

 

라일락 향기도 나이고

보도블록 틈새로

노랗게 꽃등 켠 민들레도

나라고 하네

 

천상천하 유아독존

세상을 찾아온 발걸음

금빛 햇살이며

꽃이 나라고 하네

 

채우고 채우고도 모자란 세상

스스로 꽃이 되고

스스로 빛이 되라는

큰 스님 법문

내가 꽃이라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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