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철지붕의 빗방울
/ 석우 윤명상
내가 자랐던 고향 집은
빨간 양철지붕 모자를 쓰고 있었다.
내리던 빗방울은
양철지붕이 좋았던지
떨어질 때마다 발을 구르며
더 큰 소리를 내려고 경쟁을 했다.
빗방울의 아우성 속에서
하나하나의 소리를 찾아내려고
나는 또
얼마나 귀를 기울였던지.
봄비가 내는 희망의 소리와
장맛비가 질러대는 질주의 굉음,
소나기가 들려주던 짧은 추억담과
가을비의 달콤한 사랑 이야기,
그리고 겨울비의 소곤거림은
먼 시간여행을 떠나온 지금까지
내 가슴에서는 계절마다
하염없는 그리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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