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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詩 같은 삶을 위하여
☞ 石右의 시방

싹이 난 조개껍데기 - 윤명상

by 石右 尹明相 2022. 3. 22.

 

싹이 난 조개껍데기

         / 석우 윤명상

 

서천에서

고모는 어물전을 하셨고

우리 집 울타리 한쪽에는

조개껍데기 무덤이 커지고 있었다.

 

어느 봄날,

조개껍데기 사이로

올라오는 새싹을 보고

다섯 살 꼬마는 소리쳤다.

'엄마, 조개에서 싹이 나요'

엄마는 웃으시며 말했다.

'조개가 열리는지 잘 보거라'

 

그해 봄날은

다섯 살 인생에서

무엇을 애타게 기다리며 꿈꾸던

기도의 계절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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