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말하는 것
/ 석우 윤명상
왕성했던 혈기를 버리고
뻣뻣하던 고개를 숙이고
나무와 이파리는 겸손해졌다.
날씨와 계절에 순응하며
곡식과 열매는 고개를 숙이고
키재기하던 풀들은 까치발을 내리고
저마다 꽃을 흔들며 반긴다.
요란했던 시냇물조차
힘을 빼고 조용히 흘러가며
종잡을 수 없던 바람은
냉정을 되찾고 구름을 따라간다.
가을은 쭉정이를 버리고
우리에게 겸손의 무게를 보여주며
낮아짐의 미덕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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