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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詩 같은 삶을 위하여
☞ 石右의 시방

땅거미 - 윤명상

by 石右 尹明相 2022. 11. 11.

 

 

땅거미

     / 석우 윤명상

어린 시절,
학교에서 돌아와
어미 소를 몰고 꼴을 뜯기다 보면
땅거미는 으레 살금살금 다가와
집으로 쫓겨 오곤 했다.

손목시계도 없던 시절,
땅거미가 찾아오면
시골 초가집 굴뚝들은
어김없이 연기를 뿜어냈고,

가을걷이로 분주하던
시골 농부의 지친 등을 떠밀고는
뒷산을 넘어
살그머니 제 곳으로 가버렸다.

소걸음을 하던
시골의 땅거미와는 달리
요즘 도시의 땅거미는
퇴근길 차량 꽁무니를 밀며
어서들 가라 성화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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