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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詩 같은 삶을 위하여
☞ 교훈. 신앙시

어둠의 길 - 윤명상

by 石右 尹明相 2023. 1. 2.

 

 

어둠의 길

       / 석우 윤명상

 

등산로를 가로질러 생긴

따끈한 터널 지붕은

조금 전 개통한 것이 분명했다.

 

단단한 등산로 바닥을

은밀하게 뚫어버리는 수고는

저 검은 배를 채우기 위함이겠지.

 

우리의 삶을 가로지르고

사회의 관계를 가로질러

구덩이를 파는 두더지는 땅 위에도 있다.

 

워낙 은밀하여 볼 수 없고

쉽게 드러나지도 않으니

지나간 구덩이의 흔적만 있을 뿐,

 

두더지는

그 집요한 은밀함으로

지금도 어둠 속에서 버젓이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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