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의 길
/ 석우 윤명상
등산로를 가로질러 생긴
따끈한 터널 지붕은
조금 전 개통한 것이 분명했다.
단단한 등산로 바닥을
은밀하게 뚫어버리는 수고는
저 검은 배를 채우기 위함이겠지.
우리의 삶을 가로지르고
사회의 관계를 가로질러
구덩이를 파는 두더지는 땅 위에도 있다.
워낙 은밀하여 볼 수 없고
쉽게 드러나지도 않으니
지나간 구덩이의 흔적만 있을 뿐,
두더지는
그 집요한 은밀함으로
지금도 어둠 속에서 버젓이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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