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빵 같은 하루
/ 석우 윤명상
수은주가
영하로 곤두박질치던 밤,
뜨끈한 온돌바닥에 누워
나는 붕어빵을 떠올렸다.
낮에 네거리에서 붕어빵을 팔던
깡마른 아저씨는 다 팔고 갔을까?
궂은 날씨에 손님도 없던데
마음이 춥지는 않았을까?
내장 대신 팥을 채우고
호수 대신 불판에서 헤엄치다
누군가의 언 마음을 달래며
골목을 지키던 붕어와 아저씨,
갑자기 붕어가 헤엄친다.
빵이었다가 물고기였다가,
붕어를 따라 찾아간 네거리에는
깡마른 아저씨가 웃고 있었다.
'☞ 石右의 시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다리는 마음 - 윤명상 (0) | 2023.01.20 |
---|---|
용서받고 싶은 죄 - 윤명상 (2) | 2023.01.18 |
겨울비 우산 속 - 윤명상 (0) | 2023.01.13 |
커피 같은 사랑 - 윤명상 (0) | 2023.01.11 |
책 속의 숨은 마음 - 윤명상 (0) | 2023.01.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