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詩 같은 삶을 위하여
☞ 石右의 동시

빈 물병(동시) - 윤명상

by 石右 尹明相 2023. 8. 22.

 

 

물병

       / 석우 윤명상

 

무더위에

물병 하나 들고

뒷산에 오릅니다.

 

높지 않은 산이지만

정상에 올랐더니

물은 이미 동이 났습니다.

 

부랴부랴 내려오는 길,

쓰러진 고목에 터 잡은 생명들이

목이 말라 축 늘어져 있습니다.

 

물병을 바라보았지만

텅 빈 물병은 미안한지

입을 꾹 다물고 있을 뿐입니다.

 

안타까운 마음으로

미안한 마음으로

뒷걸음치다 돌아서고 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