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이 노인에게
/ 석우 윤명상
정열을 잃은 갈대처럼 흔들리며
작은 바람에도 중심을 잡지 못했다.
남은 것이라곤
부러지지 않은 가냘픈 자존심 하나,
바람이 거세질수록
자존심은 강렬하게 저항했다.
처음부터 나는
이렇게 살았노라고 생각하겠지만
그런 갈대에게 나는
그러면 안 되는 거라고 말한다.
부드럽게 돋아나던
새순의 봄을 기억하라고,
고개를 숙이지 못하고
허리를 굽히지 못하는
정열을 잃고
자존심 하나로 버티는 갈대를
바람은 지금도 흔들어 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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