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너머를 꿈꾸며
/ 석우 윤명상
젊을 때 몸이 아프면
곧 낫겠지, 하고 버텼다.
그것이 일상이었고
오늘까지 살아온 요령이었다.
육십 줄에 들어서면서
내 몸을 대하는 생각이 달라졌다.
몸이 아프면
이러다 죽을 수 있겠구나 싶어
삶을 돌아보는 습관이 생긴 것이다.
기쁘고 행복한 죽음의 추상이다.
영원한 낙원이 있으니,
오래전 장기기증과 안구 기증 서약을 했다.
그럴 상황이 올는지는 모르지만
가족들에게는 만에 하나
연명치료를 불허한다, 천명했다.
인생이 추해지기 전에
천국에 갔으면 하고 소망하는 것은
욕심 때문에 노년이 추해지는 늙은이를
여럿 보았기 때문이다.
오래 사는 것보다
추하지 않은 삶을 꿈꾸기에
몸이 뻐근한 느낌이 들거나
살짝 아프기만 해도
천국을 꿈꾸는 재미가 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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