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단풍
/ 석우 윤명상
여름에 밀리고 겨울에 쫓겨
미처 단풍이 들지 못한
학교 운동장 목백합 이파리는
푸른 옷을 입고 단풍 흉내를 냅니다.
바람과 햇볕이 토닥여줘도
작년 이맘때쯤에는
단풍으로 물들었던 이파리는
안절부절못합니다.
서리가 내려 낙엽이 되기 전
푸른 옷을 벗고
황금빛으로 갈아입기를
구름도 지나가며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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