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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명상 목회 칼럼

교회 십자가 불끄기 - 윤명상

by 石右 尹明相 2012. 5. 26.

 

 

 

교회 십자가 불끄기

 

 

조선일보 인터넷뉴스의 525일자 [만물상] 코너에는

김태익 논설위원의 교회 십자가 불끄기라는 칼럼이 실렸습니다.

 

그는 미국 LA타임스 인터넷판에

'미국인 눈에 비친 신기한 한국' 르포 기사를 소개하면서

서울 밤하늘에 반짝이는 수많은 십자가를 본 기자는

"한밤의 십자가가 어떤 이에겐 흉물스럽다"고 지적한 내용을 언급합니다.

 

칼럼내용을 정리해서 일부 소개합니다.

 

유럽 교회는 아무리 크고 높아도

십자가가 지붕 끝에 보일 듯 말 듯 붙어 있다.

미국 교회도 대부분 소박한 흰색 십자가를 달고 있다.

빨간 십자가는 찾아보기 어렵다.

교회는 건물 자체가 성소(聖所)여서 굳이 요란스럽게 십자가를 세워

눈길을 끌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국 교회는 왜 그토록 십자가에 집착하는 것일까.

 

한국의 교회당 수는 19605011개에서 20026785개까지 늘었다.

그러나 2009년 교회당 수는 오히려 58612개로 줄었다.

지금은 한 해 1000개씩 교회가 새로 생겨나고 1300개씩 문을 닫고 있다.

그만큼 교회들 사이에 살아남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는 얘기다.

교회들은 더 많은 신자를 불러 모으려면 각자 더 높은 첨탑에

더 눈에 띄는 십자가를 다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상가 건물 하나에 서너 개씩 교회가 들어선 경우도 흔하다.

한 건물에 든 교회들이 의견을 모아 십자가 하나만 옥상에 세운다면

보기도 좋고 돈도 아낄 테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교회 십자가의 강렬한 불빛이 근처 주택 거실이나 안방으로

쏟아져 들어와 잠을 설치게 하는 경우도 많다.

교회는 눈길을 끌기 위해 십자가를 세우지만

보는 사람 마음이 불편해선 교회에도 좋을 리 없다.

첨탑 낮추기와 십자가 불끄기가 교계로 널리 퍼진다면

사람들이 교회를 보는 눈도 많이 달라질 것이다

 

천번 만번 옳은 지적입니다.

그러나 왜 이런 자정의 외침이 교회 내에서가 아닌

신문 칼럼을 통해서 나와야 하는지 안타까울 뿐입니다.

 

우리 교회(새생명교회)는 이미 5년 전부터 십자가 탑을 비롯해서

모든 옥외 간판의 전선을 잘라버리고 조명을 꺼버렸지만

요즘 교회들마다 LED(Light emitting diode - 발광 다이오드) 설치 붐이

일어나면서 관련업체들이 성업 중이며 십자가 탑의 조명을

LED로 교체하라는 홍보전단 우편물이 끊이지 않습니다.

 

이제 교회는 간판 조명보다는 마음의 눈을 밝히고

그의 부르심의 소망이 무엇이며 성도 안에서 그 기업의 영광의

풍성이 무엇인지”(1:18) 찾아야 합니다.

 

십자가 탑의 조명이 밝아질수록 복음의 빛은 점점 더 희미해지고

십자가 탑이 높아질수록 우리의 믿음의 가치는

상대적으로 낮아짐을 알아야 합니다.

 

한국교회여!

이제라도 십자가 탑의 조명일랑 과감히 꺼버리고

은밀히 복음의 횃불을 듭시다.

 

 

새생명교회 윤명상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