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 기독교인의 행복지수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
우리 정말 행복한 건가요?”
며칠 전 일간신문들은 우리나라 국민들의 행복도가
말레이시아나 태국 등에도 뒤진다고 보도했습니다.
매년 전 세계 각국의 행복지수가 발표되는데
한국은 올 6월, 인구 5000만 명을 돌파하며
1인당 소득 2만 달러, 인구 5000만 명 이상의 나라들을 일컫는
‘20-50클럽’에 세계 7번째로 가입했습니다.
그러나 유엔에 따르면 한국의 행복지수는
세계 156개국 중 56위에 머무르고 있다는 것입니다.
한국에 비해 경제수준이 크게 떨어지는 말레이시아(51위),
태국(52위)보다 ‘행복도’에서 뒤처지는 순위입니다.
우리의 경제수준은 세계적인데
행복지수는 하위권을 맴도는 현상에 대하여
학자들이나 정치인들은 여러 원인과 대책들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주로 “경제의 성장에 비해 소득분배,
사회의 안정성 등이 떨어지기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1974년, ‘행복지수’를 처음 선보인 아시아의 작은 나라 부탄은
GDP가 아닌 국민의 건강, 시간 활용방법, 환경 등을
지표로 하여 행복지수를 산출했습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주거환경, 소득, 일자리, 공동체 생활,
일과 삶의 균형 등을 포함한 총 11개 영역을 평가합니다.
문제는 이러한 행복도의 척도가 되는 사회적 환경적 요인이
진짜 행복을 느끼는 원인의 전부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행복지수를 조사하는 기관의 기준에 따라
결과는 늘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개개인이 느끼는 행복감이 개별적이고 상대적이기 때문입니다.
개인주의와 물질주의, 그리고 출세 지향적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행복감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요즘 정치인들, 특히 대선주자들마다
국민의 행복지수를 높이겠다고 큰소리치지만
정치가 오히려 국민의 행복을 가로막는
걸림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행복이란 마음으로 느끼는 만족한 감정이기 때문에
정치적, 경제적 접근은 한계가 있습니다.
모든 국민을 당근으로 만족을 줄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우리 기독교인들이 느끼는 행복도는 어떨까요?
현재 한국교회는 분명
심각한 행복상실증에 걸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교회들의 숱한 갈등과 분쟁 뿐 아니라
교회를 등지고 떠나는 교인들의 증가는
그동안 신앙이 목적이 아닌 다양한 사회적 욕구를
신앙이라는 이름으로 교회에서 채우고자 한데서 비롯된 것입니다.
사회적 욕구의 성취를 갈망하는 교인들은
신앙의 힘을 빌려 매달렸고
목회자들은 “기도만능”을 외치며 이른바 ‘예수님의 팔 꺾기’라는
막무가내식 소원기도를 강조하다보니
교회에는 응답을 기다리는 교인들만 가득하고
낮은 자의 발을 씻기며 섬기고자 하는 신자들은 사라져버린 것입니다.
또한 성공과 축복을 빌미로 헌금과 충성을 강요하면서
입시형 교회로 전락해 버리고 말았습니다.
이는 천국과는 거리가 먼,
즉 행복할 수 없는 교회가 되는 단초인 것입니다.
교회는 욕망을 채우는 곳이 아닌 욕망을 내려놓는 곳이고
무엇을 성취하기 위해 몸부림치며 떼쓰는 곳이 아닌
이미 성취해 놓으신 구원의 은혜를 맛보며 체험하는 곳입니다.
“신자들 점점 교회에 회의적”이라는 설문조사 내용을
목회자들은 눈여겨 보아야 합니다.
이는 교회의 시설이나 프로그램이 빈약해서가 아닙니다.
본질이 빠진 감각적 재미와 시각적 시설에 의한
'단물 빠진 껌'과 같은 현상입니다.
행복한 신자를 만드는 것은 교회의 할 일입니다.
또한 욕망에 의한 잠간의 달콤한 행복이 아닌
진정으로 예수를 가르치고 예수를 닮아가므로
그 믿음만으로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교회는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새생명교회 윤명상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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