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와 예배의 오남용
아무리 좋은 것이라 해도 지나치면 차라리 모자람만 못하다 했다.
우리의 건강을 뒷받침 해주고 있는 의약품의 경우도
최근 무분별한 사용과 잘못된 정보로 인한 오남용으로
오히려 우리나라 국민의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고 한다.
어떤 약이라도 그 용도에 맞게 사용해야 좋은 약인 것이다.
한국교회의 수많은 예배도 그와 유사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너무 많은 강요된 예배’ 뿐만 아니라 각종 수식어가 붙은 예배들이
‘생활로서의 예배’라거나 ‘예배적 삶’이라는 이름으로 오남용 되고 있다.
생활로서의 예배나 예배적 삶이 의미하는 것은 예배의식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에 합당한 경건과 구별된 언행심사를 통해
하나님의 기쁨이 되고 영광이 되는 삶의 태도를 의미하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교회는 ‘예배적 삶’을 신자 개인의 생일이나
아이의 첫돌, 취직, 승진, 합격이나 결혼 등 어떤 특별하거나
여럿이 모여 축하하고 기뻐해야 되는 상황에
예배프로그램을 접목시키는 것을 생활로서의 예배,
혹은 예배적 삶이라고 오해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예배가 아니라 기념식, 혹은 예식일 뿐이다.
하나님은 이사야 1장11절 이하에서 거듭나지 못한 악한 모습으로
예배 행위만 앞세우는 것을 기뻐하지 않는다고 말씀하신다.
아모스 5장21-23절을 읽어 보자.
“내가 너희 절기를 미워하며, 너희 성회들을 기뻐하지 아니하나니,
너희가 내게 번제나 소제를 드릴지라도, 내가 받지 아니할 것이요,
너희의 살진 희생의 화목제도, 내가 돌아보지 아니하리라.
네 노래 소리를 내 앞에서 그칠지어다.
네 비파 소리도 내가 듣지 아니하리라.”
이 말씀은 예배행위 보다는 삶의 진실을 요구하시는
하나님의 그 백성을 향한 책망이자 요구인 것이다.
한국교회는 모든 행사에 예배요소가 포함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래서 돌잔치나 결혼식에도
대표기도와 찬송, 설교 등 모든 예배순서가 포함되고,
그 중에 순서 하나라도 빠지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
실제로 얼마 전, 필자에게 결혼식 주례 요청이 들어왔는데
예식 중에 찬송을 부르지 않으면 남들의 조롱거리가 될 거라며
찬송을 반드시 순서에 넣어 달라는 요청을 받은 바 있다.
이 같은 사람들의 눈치를 보며 예배라는 의식의 구색을 맞추기 위한
보여주기식의 형식적 예배가 얼마나 많은가.
바리새즘의 특징 중 하나가 믿음보다는
전통과 규례에 따른 종교 활동인데,
현재 한국교회가 보여주고 있는 신앙행태와 크게 다르지 않다.
예배를 하나님이 아닌 사람의 입장에서 이해하고 행하다 보니
모든 생활을 예배라는 종교의식으로 포장하려는 결과를 낳았다.
말라기에서 언급한 말씀을 보면, 이스라엘 백성들은
나름 최선을 다해 하나님을 열심히 섬겼다고 자부한다.
하지만 하나님은 그러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나를 공경함이 어디 있느냐”고 반문하신다.(말1:6)
이제 더 이상 자기만족에 빠져서 예배를 남용하지 말자.
매사에 예배순서를 넣어 예배라는 이름으로 행한들
하나님은 “나를 공경함이 어디 있느냐”고 말씀하실 것이다.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것은 ‘예배하는 모양’이 아니라
온전한 믿음으로 하나님의 뜻을 행하며 살아가는 그 자체다.
그것이 ‘예배적 삶’이고 ‘생활로서의 예배’인 것이다.
예배에 대한 오해나 무지에서 오는 예배의 오남용을 경계하자.
예배의 오남용에 대한 지적과 관련하여
“그게 그렇게 중요한 문제냐, 너무 따지는 거 아니냐”라고
반박하거나 의문을 제기하는 이도 있는데,
이는 중대한 신앙의 본질의 문제다.
본질과 껍데기를 구분하지 못하고
껍데기에 집착하는 것이 ‘회칠한 무덤’이다.
구약의 이스라엘 백성들이나 예수님 당시
바리새인, 서기관, 장로들은 화려한 종교생활을 자랑했다.
그러나 주님께는 “회칠한 무덤”에 불과한 패역일 뿐이었다.
또한 한국교회가 신전 같은 웅장한 예배당과
화려한 퍼포먼스 예배에 공을 들이지만
하나님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종교의식에 불과함을 인식해야 한다.
이제, 제도에 따른 의식만 앞세우는 예배가 아닌
하나님을 향한 순수한 마음으로
삶이 예배가 되고 예배가 삶이 되기를 힘쓰는
한국교회가 되기를 두 손 모아 기도한다.
새생명교회 윤명상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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