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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詩 같은 삶을 위하여
☞ 윤명상 목회 칼럼

만들어진 하나님과 스스로 계신 하나님 - 윤명상

by 石右 尹明相 2013. 10. 26.

 

 

 

'만들어진 하나님''스스로 계신 하나님'

 

 

리처드 도킨스의

'만들어진 하나님(The God Delusion)'이 시사하는 바는

두말 할 나위 없이 무신론을 앞세운 기독교에 대한 도발이다.

하나님의 존재는 사람들의 필요에 의해 조작됐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같은 불쾌하고 가당찮은 도전에

과연 한국교회는 양심적으로 자유로울 수 있을까?

 

또한 하나님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을 가졌다고 자부하는

우리 기독교인들에게 "하나님은 과연 어떤 분일까?"라는

의문과 염려를 동시에 가지게 된다.

 

성경에서 하나님은

"나는 스스로 있는 자"라고 말씀하신다.(3:14)

대부분의 기독교인들도 하나님은 시간을 초월한

스스로 계신 분이라는 사실에 대하여 의심치 않고 믿는다.

스스로 계신 하나님은 누구의 간섭이나 도움이 필요 없는

완벽한 인격적인 존재로서 창조주요 온 우주를 섭리하시는

절대자이심을 의미하는 것이다.

 

따라서 신자들은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살고 있음을 인지하고

하나님의 뜻에 합당한 삶을 살고자 힘써야 한다.

하나님은 누구에 의해 좌우 되거나 변하지도 않으신다.

그래서 진리와 공의와 구원이 가능한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현대 기독교인들은 마치 자신의 의도에 맞게

하나님을 설정해 놓고 믿고 있다는 강한 인상을 주고 있다.

또한 어느 인기 개그프로의 "여자 사용설명서"처럼

'하나님 사용설명서' 같은 설교가 난무하고 있음도 부인할 수 없다.

어떻게 하면 복을 받는지, 응답 받는지, 형통하는지, 출세하는지,

하나님을 통한 성공의 비결들이 홍수를 이룬다.

 

자신의 뜻과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 하나님을 들먹이며

신앙을 앞세우는 데는 교묘한 함정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바로 신앙의 세속화와 인본주의다.

인본주의가 결탁된 신앙은 '스스로 계신 하나님'

인간 탐욕을 채우기 위한 축복의 하나님으로 왜곡한다.

하지만 사람들이 아무리 믿음을 앞세워

필요를 따라 하나님을 색칠하고 포장한다 하더라도

하나님은 여전히 스스로 있는 자"이시다.

 

다시 말하면

하나님은 우리가 색칠한 대로

변하거나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결국 우리가 색칠해 놓은 하나님은

리처드 도킨스의 말처럼 '만들어진 하나님일 뿐이다.

 

스스로 계신 하나님을 믿는 믿음이라면

결코 교회는 하나님보다 앞서거나 위에 올라 설 수 없다.

건강한 믿음은 하나님의 말씀과 인도하시는 섭리에

온전히 순종하는 것이며 그것이 곧 하나님에 대한 공경이다.

 

현대 한국교회의 고질병이자 암적 요소인

지나친 예배당 건축이나 교회세습 등은

"스스로 계신 하나님"을 믿는 믿음이 아니라

자의적으로 만든 하나님을 신앙하는 대표적인 예다.

명예와 인기와 권력을 탐하는 목회자들과

신자들을 갈취하는 교회들의 문제가 끊이지 않는

경악스러운 일련의 사건들 역시, 인간 탐욕으로 포장된

만들어진 하나님에 대한 거짓 믿음 때문이다.

 

"스스로 계신 하나님"을 믿는 교회는 한 눈 팔지 않는다.

세상을 흉내 내거나 세상적 가치에 흔들리지도 않는다.

수많은 사설에 좌우되지 않고 진리를 사모하며

출세나 성공을 위한 술수보다는 공의를 지키며

이생에서의 부귀영화를 위해 하나님을 빙자하기 보다는

영원한 구원을 소망하며 인내로서 믿음을 경주한다.

이것이 스스로 계신 하나님에 대한 믿음의 면모이다.

 

이제라도 한국교회는 만들어진 하나님으로

내가 만족하는 부끄러운 신앙이 아닌

스스로 계신 하나님이 만족하실 교회가 되기를 힘써야 한다.

 

 

새생명교회 윤명상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