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의 전도, 이단을 카피하다
한국 교회는 그동안 이단들의 전도 방식에 몹시 시달려왔다.
교패가 붙은 신자들의 집만 골라 시도 때도 없이 찾아와서
초인종을 누르고 문을 두드리는 공격적인 태도는
짜증을 넘어 불쾌하기까지 했다.
그 같은 이단들의 행태를 한국교회는 도덕성 문제로 비판하면서
그들을 경계하는 대표적인 매뉴얼로 삼기도 했는데,
이제는 그러한 모습을 이단을 통해서 보는 게 아니라
버젓이 정통이라는 교회들을 통해서 보게 될 줄은
생각도 못했던 일이다.
게다가 최근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한국교회의 이름뿐인 교인들을 삼키고 있는
신천지의 이성을 잃은 꼴불견 못지않게
한국교회들도 부끄러운 행태들을 자행하고 있는데
드러내놓고, 혹은 은밀하게 교인 쟁탈에
혈안이 된 현실을 보는 것은 슬프고 분노할 일이다.
물론 양심과 도의를 잃은 몇몇 교회의 횡포일 수 있겠지만
예수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그릇된 종교적 신념은
전체 교회를 병들게 하는
치명적인 독소이기에 간과해서는 안 된다.
한국교회가 전도라는 이름으로 그릇 행하는 몇몇 사례들을 살펴보자.
상가 건물에 있는 개척교회 출입문에 자기들 전도지를 붙여놓고,
우편함에는 전도지를 한 움큼 꽂아놓고 가는 일,
아파트 출입문에 교패가 붙어있는 데도 불구하고
집중적으로 방문하여 예수님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들이 다니는 교회 목사와 예배당을 선전하면서
선물을 주겠다고 심지가 약한 교인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 일,
개인적인 친분을 이용하여 개척교회를 폄하하면서
개척교회는 힘드니 큰 교회에 다녀야 한다고 회유하는 일,
주일 아침에 타 지역의 대형교회가 커피봉사라며
파라솔이나 천막을 치고 개척교회 앞에서
자기들 교회 로고가 적힌 띠를 두르고 전도지를 돌리는 일,
그러나 어디 이 뿐이랴.
작은 교회는 실패한 교회, 혹은 힘들고 불편한 교회라는 주장으로
작은 교회를 섬기는 소수의 신자들을 불안하게 할뿐 아니라
결국은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다가
큰 교회로 옮겨가게 하는 원인이 된다.
어느 유명 목사는 작은 교회 목회자들을 향해
“교회 부흥도 못시키면서 밥이 넘어 가냐, 잠이 오냐”며 호통 친다.
그러나 그 큰 교회라는 것도 작은 교회 신자들을
착취한 결과가 아니겠는가.
이방종교의 신전이나 다름없는 웅장한 예배당과
그 예배당을 가득 채운 교인들 사진으로 도배한,
그리고 담임목사를 홍보하는 글귀로 만들어진
전단지를 돌리는 것은 결코 전도가 아니다.
그럼에도 그 같은 행위들이 기승을 부리는 것은
한 명이라도 더 ‘내 교인’을 만들겠다는 망령에서다.
정말 전도를 하겠다면, 특정 교회를 소개할 것이 아니라
예수님은 어떤 분이며, 왜 예수님을 믿어야 하는지를 말하고
가까운 교회로 찾아가도록 권하는 것이다.
또한 이미 교회를 다니는 사람에게는 온전한 믿음으로
좋은 일꾼이 되라고 격려하는 것이 마땅하다.
전도란 예수님을 전하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교회는 사람들에게 예배당을 홍보하고
담임목사의 프로필을 소개하는 팜플릿을 나눠주는 것을
전도라고 착각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예배당에 나온 사람들은
그리스도인으로 양육되는 것이 아니라 교인으로 양성되면서
그리스도의 제자가 아닌 목회자의 들러리가 되고 마는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이 반복되면서 현재의 한국교회에는
'명목상 그리스도인'이 넘쳐나고 있다는 진단이다.
교회가, 특히 목회자들이 정신을 차려야 한다.
전도라는 이름으로 교인 숫자 늘리기에 연연하면서
이미 세워진 "주님의 몸"으로서의 주변의 작은 교회들을
무너뜨리는 패역을 중단하고
더불어 건강한 주님의 몸으로 세워져 가기를 위해
협력해 가는 믿음과 노력을 보여 주었으면 한다.
새생명교회 윤명상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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